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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시마, 그러니까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 핵발전소가 박살난 것이 어느사이 2년이나 지난 일이 되었습니다.

물론, 거기서 나오고 있는 방사능은 현재진행형이며,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해 속수무책인 상황이고, 아마 앞으로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문제는 사후 처리죠.

후쿠시마의 핵발전소는 앞으로 수백년 이상은 거뜬히 해로운 방사성 물질을 내뿜을 것이고, 이미 인간의 힘으로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시기는 애저녁에 지났습니다.

그렇다면 일본이 이 참사에 대한 데미지 컨트롤을 어떻게 진행하느냐가 중요한 것인데요...


결론만 적어보자면, 했어요...........


핵발전 시스템의 실패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폭발은 일본 핵발전 시스템의 실패입니다.

지진이 많은 곳에, 해일이 잦은 해변에, 수명을 넘겨 가동시키고 있는 핵발전소라니, 사고가 안나는 게 오히려 기적이죠.

일반인의 상식으로 봐도 완전히 에러입니다.

침수로 인해 브레이커가 작동하지 않았다든지 노후화된 시설로 인해 초기대응이 불가능 했다든지, 자위대가 서로 통신을 못해서 어리버리 하는 통에 더욱 대응이 늦어졌다든지 하는 것들은 그냥 곁다리죠.

저런 곳에 저런 핵발전소를 세워서 저렇게 운영 했던 것 자체가 문제였습니다.


자, 다시한번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 보죠.

시스템의 문제가 드러난 이상, 이 시스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제대로 머리가 돌아가는 사람이라면, 첫번째로 드는 생각이 뭘까요?

일본이라는 자연재해(특히 핵발전소에는 가장 치명적일 수 있는 지진과 해일)가 잦은 나라에 핵발전소가 과연 어울리는가 하는 질문부터 해볼겁니다.

당연히 답은 No죠.


러나 모두가 No라고 말할 때, 아베신조는 YES라고 말합니다!

새로 총리가 된 아베신조는 지금까지 사용하던 핵발전소를 더 활용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더 많이 짓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제 정신이 아니네요... (이 자식 안되겠어, 어떻게 하지 않으면...)

정말 데스노트라도 있으면 당장 이름을 적고 싶어지네요......


민주당의 짧은 집권이 끝나고 강경한 우파 아베 신조일파가 내각을 다시 탈환했습니다. 그리고 제일 먼저 한다는 소리가 핵발전소 더 많이 짓겠다네요. 야이X발노마...


정치인들이 제정신이 아니라면, 인민들이 나서서 정치인을 두들겨패서라도 바른 길로 인도해야 할겁니다.

하지만, 정치인이라는 것도 결국 인민의 수준을 따라가기 마련이죠...

일본 인민들은 후쿠시마라는 대참사를 보면서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습니다.


시스템에러가 아닌 "비극"

잘못된 핵발전 정책에 의한 실패, 이것이 후쿠시마의 본질입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와 인민들은 후쿠시마를 어쩌다 벌어진 비극 정도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1주년 즈음해서 일본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만, 당시 일본 텔레비전에서는 온통 최루성 다큐만 반복하고 있더군요.

비극적인 자연재해로 인해 발생한 주민들의 슬픔과 고통만 집중조명하며, 그 뒤에 가려진 핵발전 정책의 실패는 애써 은폐하고 있었습니다.


"보십시오! 후쿠시마 주민들은 이렇게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다 같이 슬퍼합시다 흨흨..."


집에는 왠 후쿠시마에서 난 소주를 이달의 추천이라고 써붙여 놨어요.

그래서 설마 이걸 마시는 사람들이 있겠냐고 했더니, 왠걸.

현지인 말로는 다들 후쿠시마를 돕자며 조낸 사준다고 합니다.

또 방사능이란 단어는 왠지 모르겠으나 금기어 비슷하게 됐습니다.

후쿠시마에 대해 핵발전소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들은 왕따가 되는 분위기가 있다고 합니다.

후쿠시마에 대해서 "애도"하지 않는 사람들은 비국민 취급을 당하는 것이죠(이런 거 우리나라에도 흔합니다만 일본은 더하죠).

후쿠시마 산 농산물을 급식에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묵살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 정부가 나중에 있을지 모르는 소송을 방지하기 위해(후쿠시마 지역 사람들만 갑상선 질환 유병률이 증가하면 소송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후쿠시마의 흙을 전국에 뿌리고 있다는 괴담도 도는 모양이더군요.

...충분히 그럴만한 놈들입니다.


그리고 일본 정부에서 후쿠시마 복구를 위해 각 기업에 반강제로 자금이나 현물을 각출해서 후쿠시마 쪽으로 돌린 것은 뭐 공공연한 비밀도 아니고 유명한 이야기죠.

지금도 각 기업체 홈페이지나 오프라인 지점 같은 곳에 가보면, (후쿠시마라고 직접적으로 언급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만) "자연재해"로 인한 고통을 분담하겠다면서 지원서 양식에 따라 신청하면 여러가지를 지원해주겠다는 식의 안내나 포스터가 많이 붙어있습니다.


고 있자니 한심해서 기가 차더군요...

후쿠시마가 왜 수명을 넘겨서 가동하고 있었는지.

후쿠시마가 왜 초기대응에 실패하여 피해가 확산되었는지.

앞으로의 대책은 무엇인지.

다른 핵발전소에도 이런 비슷한 사고가 생길 가능성은 없는지.

등등의 이성적인 질문은 모조리 사라지고 오로지 감성적 접근만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사고가 또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죠...


일본이 미쳐돌아가면 주변국이라도 나서야 하는데, 한국은 소위 녹색성장을 한다면서 핵발전소를 더 짓겠다고 난리부르스를 추고 있고(게다가 수출도 하겠다면서 방방 뛰고 있죠)...

중국이나 러시아는 사실 일본이 망가지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으로 입을 다물고들 계십니다.

결정적으로 일본과 중국은 댜오위댜오, 러시아와는 북방4개섬 등으로 영토분쟁중이죠.

제일 큰 영향력을 발휘 할 수 있는 미국은 그냥 뒷짐만 지고 있는 것 같이 보이고요.


핵발전소 추가 건설은 자살행위

핵발전은 한계가 분명합니다.

우라늄은 무한한 자원이 아니며(석유와 마찬가지로 몇십년내로 고갈될 것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습니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가 이미 증명했지만 핵발전소 자체도 사고에 매우 취약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폐기물 처리문제도 아주 골치아픕니다.

또 냉각수를 확보하기 위해 해안에 위치하는데(후쿠시마를 보면 방파제 하나 사이에 두고 해변가에 있었죠), 이 냉각수가 그대로 바다로 흘러들어가면서 방사성 물질을 배출하고 수온을 올리기 때문에 핵발전소 주변 생태계가 완전히 파괴됩니다.

핵발전이 생산단가가 싸다고는 하지만, "핵발전소 건설비용+수명이 다하고 나서의 해체비용+핵폐기물 관리비용+사고가 날 경우의 위험부담+환경오염"을 생각하면 결코 싼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후쿠시마의 경우처럼 엄청난 댓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는 것이 핵발전소입니다.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제 핵발전소가 아닌, 대체에너지 개발에 나서자고 이야기 해야 할 것입니다.

핵발전소는 지금 터지진 않았지만 곧 터질 핵폭탄이나 마찬가집니다.

핵발전소를 짓는 것은 자살행위입니다.

탈핵은 당위입니다.

"당연히" 해야하는 것입니다.


후쿠시마에서 배우지 못한다면 미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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