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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
  • 감독 : 봉준호
  • 새로운 빙하기, 그리고 설국 17년
    인류 마지막 생존지역 <설국열차>


    기상 이변으로 모든 것이 꽁.. 더보기

저, 저는 당신을 숭배하겠어요...

국열차를 봤습니다.

툐끼랑 왕십리 CGV 아이맥스관에서 봤는데, 아이맥스 포멧도 아닌 영화를 아이맥스에서 본 것은 딱히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단지 자리가 안나서 그랬던겁니다. ㅠㅜ (굳이 아이맥스 같은 큰 스크린에서 볼 이유는 없는 영화입니다)

봉준호 감독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만, 설국열차는 잘 만들었습니다.

고민하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그냥 가서 보세요.

후회는 안하실겁니다.

선형적인 구조라서 이야기가 그리 어렵지도 않고, 이해하기 쉽습니다.

반전도 몇차례 등장하고 복선도 잘 깔려있는 편이지만 두 번 이상 감상할 여지는 적습니다.

저예산 B급 영화(제작비 430억원, 약 4,000만 달러)라서 시각적 스펙터클을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다만 미장센은 아주 좋아서, 약간의 멍청한 CG 장면들 빼고, 전체적으로 볼만합니다.

언론에서 블럭 버스터 처럼 떠드는데, 한국기준으로는 아주 많은 제작비가 들어갔지만 해외기준으로는 그냥 저예산 독립영화 정도.

블럭 버스터가 아닌 B+무비 정도로 개봉했던 1999년 작품 매트릭스가 8,000만 달러(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더 많아지겠죠), 심형래의 똘끼가 가득했던 D-WAR가 나중에 밝혀진 바로는 약 8천만 달러였다고 합니다(돈을 어디다 쓴거냐? - 어디다 쓰긴 강원랜드갔지...).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디스트릭트 9(곧 개봉하는 엘리시움의 감독인 브룸캠프의 데뷔작입니다)이 3천만 달러였는데, 이와 비교해보면 역시 배우들 개런티로 제작비가 뻥튀기 되지 않았나 추측해봅니다.

출연한 배우들은 대부분이 호연을 보여줍니다.

에드 헤리스나 틸다 스윈튼, 송강호, 크리스 에반스, 존 허트 같은 티켓 파워가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팬들과 비평가들로부터 공히 연기파로 인정받고 있는 배우들이 이야기를 잘 받쳐주고 있습니다.

 

미장센이 매우 훌륭하고, 배우들의 연기도 굉장히 좋습니다. 특히 틸다 스윈튼의 연기는 다른 모든 배우들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 감독의 페르소나라고 할 수 있는 송강호도 등장하지만, 뒤에 적겠지만 좀 뜬금없는 느낌입니다.

난 8월 1일 개봉했는데, 그 개봉 전 인터뷰에서 재미있는 일도 있었습니다.

한국 기자들이 틸다 스윈튼에게 한국에 관련된 질문만 드립다 던지자(왜 한국인들의 고질병이죠.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김치를 먹인다든가 싸이의 말춤을 시킨다든가 김연아 아냐고 물어본다든지....),

틸타 스윈튼이 국적에 대한 질문은 받지 않겠다며 딱 끊어버린 것이죠.

역시 왕년에 공산당 활동을 하던 지조있는 배우 답습니다.

한국인들의 인종적 열등감이 저 기자양반들의 질문으로 드러난 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걸 다 받아주었던 휴잭맨(울버린 홍보차 한국에 와서 예능에도 나오고 김치도 먹고 말춤도 추고)의 프로페셔널리즘이 새삼 경이롭게 다가오는군요.

물론 저는 틸다 쪽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에 또... 상관없는 얘기지만 엘리시움 홍보차 한국에 올 맷 데이먼은 어떤 봉변을 당할지 걱정이군요(김치! 말춤! 한쿡배우 알아효? 한쿡깜독 알아효? 이루미 모에효 저나보노 모에효).

쨩 긔엽긔... 실제로 봉준호 감독에게 연기지시를 받을 때 "귀엽게"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영화보면 정말 귀엽습니다.

 

 

제부터 밑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매우 강력한 스포일러이기 때문에, 영화를 아직 보지 않으신 분은 영화를 보고난 다음에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영화를 보면서 들었던 의문이나, 기타 논란이 되는 부분들에 대해서 제 나름의 거의 모든 해설을 붙이는 것을 목표로 적어봤습니다.

이 영화는 평이 상당히 갈리는 편인데, 제기되고 있는 의문점 등에 대해서 일단 감독 인터뷰 등을 찾아서 적어봤습니다.

 

원작 만화와의 관계

영화는 원작 만화와는 전혀 관계없는 봉준호 감독의 오리지널입니다.

세계관(빙하기가 오고, 자급자족하는 열차가 전세계를 떠돈다)만 빌려왔고 나머지는 전부 영화만의 오리지널 설정입니다.

일부러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원작 만화를 사읽어야 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프랑스 만화인데, 한국 이외의 다른 나라에는 출판된 적이 없다고 합니다. 봉준호 감독은 홍대 앞에 있는 자주 가는 만화가게에서 이 작품을 발견하고 영화화 결심을 하게됩니다. 그게 괴물을 만들기도 전이라고 하니까 꽤 오래전이죠.

원작은 총 3권으로 이루어져 있고, 원작에서는 설국열차가 한대가 아닙니다.

원작의 설정으로는 열차가 총 1001량이지만 영화에서는 열차가 얼마나 길게 연결되어 있는지 직접적으로 제시되지는 않습니다.

감독은 인터뷰에서 시나리오 상으로는 100여칸, 세트로는 26칸을 제작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영화에서 CG로 처리된 씬들을 보면 수백칸에 이르는 것 같지는 않고, 수십칸 정도로 보입니다.

열차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군상들의 투쟁이 원작의 주요한 내용이지만, 원작 만화에서 영화가 아이디어만 빌려온 수준이고, 세계관과 설정도 전혀 딴판입니다만....

아주 뜬금없는 "프리퀄" 만화가 윤태호 작가에 의해 연재되고 있습니다.

여기(링크)에서 볼 수 있는데요,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영화와도, 원작 만화와도 접점이 없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라서 무시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말이 프리퀄(영화보다 앞선 시간대를 다룬 이야기)이지 그냥 패러렐 월드라고 해야 할 만화입니다.

영화에서 서술되는 꼬리칸의 존재와는 전혀 딴판으로, 프리퀄 만화에서는 아예 객차 하나를 강제로 열차에 가져다 붙이는 식으로 묘사됩니다.

영화를 유심히 본 분들이라면야 알고 계시겠지만, 열차의 가장 뒤에는 길리엄의 방이 있습니다. 

설국열차 공식 홈페이지나 팜플릿에도 나와있지만, 열차의 가장 뒤에는 길리엄이, 맨 앞에는 윌포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면 문제의 "전화기(W마크)"가 보이죠.

프리퀄 만화에서처럼 꼬리칸이 강제로 붙인 열차라면, 꼬리칸 제일 뒤에 사는 윌리엄의 방에 저 윌포드 마크 전화기가 있을리가 없죠.

프리퀄 만화가 영화의 설정을 오히려 파괴하거나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는 거죠.

그리고 감독의 인터뷰에서 보면 꼬리칸 사람들은 런던의 어느 역에서 무임승차로 올라탔다고 분명히 언급하고 있습니다(런던 역을 통과 할 때 혹한이 오고 런던에 있던 영국인들이나 영국 관광하던 사람들이 기차 화물칸에 막 올라탔다는 설정).

커티스(크리스 에반스)도 역에서 올라탔다는 말을 극중에서 하고 있습니다.

또 혹독한 추위가 너무 빨리 와버리는 바람에 사람들이 그대로 서서 얼어죽을 정도인데(영화에서 얼어붙은 바깥세상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는데, 교통수단-아마도 기차-에 사람들이 타려다가 그 모습 그대로 얼어붙어 있는 장면이 지나갑니다), 프리퀄 만화에서는 생존자들이 멀쩡한 모습으로 열차를 가져다 붙이기 위해 중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설국열차 원작 만화 - 영화 - 프리퀄 만화는 "빙하기"와 "열차"라는 설정만 공유하는, 그냥 다른 작품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왜 하필 열차인가?

이 영화에 몰입하려면, 일단 열차(snowpiercer)에 대한 설정에 토를 달면 안됩니다.

퍼시픽 림 같은 영화도 마찬가지죠.

거대로봇은 과학적으로 따지자면 지구 중력하에서 건조는 가능할지 몰라도, 활동은 불가능합니다.

괴물이 한번에 한 마리 씩 튀어나온다든가, 아군과 적군이 뭔가 "정정당당"하게 싸운다든가 하는 것은 그 장르의 암묵적인 룰이기 때문에, 규칙에 토를 달아서도 안됩니다.

토를 달기 시작하고 의문을 가지기 시작하면, 그 장르를 즐기는 건 물건너 간 겁니다.

저 열차의 존재에 대해서 의문을 품으면 영화의 모든 설정이 의미가 없어집니다.

웹에서 요즘 벌어지는 소위 논란이나 의문이라는 것들을 보면, 이런 대전제를 지키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더군요.

저런 양반들은 드래곤볼에서 손오공이 가메하메파(에네르기파)를 쏘니까 아씨바 존나 말도 안돼네! 그러면서 안 볼 양반들이라고 봐야겠죠.

 작품 내의 세계관을 부정하기 시작하면 그건 작품을 즐기는 자세라기 보다는 단지 비난이 되어버립니다. 괴수를 물리치는 방법이 왜 거대로봇이어야만 하는가? 로 시작하면 퍼시픽 림은 존재 할 수 없겠죠. 열차의 존재나 세계관에 의문을 품는다면 설국열차를 즐겁게 보기 어렵습니다.

 

지극히 현실적으로 생각해본다면, 빙하기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변수가 많은 저런 열차보다야 당연히 실존하는 남극기지 형태나 지하 방공호 같은 쉘터가 훨씬 효율적일 것입니다(총몽: 라스트 오더를 보면 이런 식으로 생존하는 인류의 이야기가 나오죠).

활화산이나 온천지역 부근 지열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말이죠.

다만 설국열차의 자세한 설정이 영화 초반에는 제시되지 않는데, 그래서 좀 뜬금없다는 느낌은 있습니다.

아마 많은 관객들이 느끼는 개연성 혹은 핍진성 부족은 이런 문제 때문이 아닐까 싶군요.

설국열차나 윌포드라는 인물은 영화 중간에서야 윌포드 유치원에서 영상으로 제대로 설명이 됩니다.

꼬맹이들의 시끌벅쩍한 "윌포드~ 윌포드~"를 보고나면 아... 그랬구나 싶죠.

영화 보기 전에 팜플릿을 유심히 본 분들이라면, 기차안에서 평생을 살고 싶다는 꿈을 가진 윌포드가 새로운 규격의 철도를 전세계에 건설하고 크루즈 열차를 출발시켰다는 내용을 관람 전에 확인 할 수 있을겁니다.

어쩌다보니, 그 크루즈 열차가 인류 최후의 방주가 된 것이고요.

열차의 바깥에도 생존자나 쉘터가 존재 할지 모르겠지만, 어디까지나 이건 열차만을 다루는 영화니까 굳이 그런걸 묘사해야 할 의무도 없고 말이죠.

뭐 자막도 인류 최후의 보루라고 나오니까 그냥 다 죽고 열차만 남았다고 편하게 생각합시다.

관람 전 영화관에 있는 팜플릿을 읽어보면 영화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전 애초 이 영화에 아무런 관심이 없어서 아무것도 모르고 보러 갔습니다.

 

 

대작? B급 영화?

B급 영화 맞습니다, 맞고요...

뭐 굳이 얘기하자면 그렇단거고, 저예산 작가주의 영화가 맞겠죠.

Sci-Fi나 판타지 영화는 그 특성상 시각효과를 위해 제작비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퍼시픽 림이 좋은 예겠죠. 1.5억 달러(2억이라고 하는 자료도 있네요)! 설국열차의 네배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퍼시픽 림은 블럭 버스터로 분류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작비가 모자라는 영화들은 독창적인 스토리나 이색적인 비주얼로 관객을 사로잡으려 하는데, 이런 부류는 B급이나 작가주의 영화 쪽에 가깝죠.

설국열차는 시각적인 스펙터클보다는 미장센이나 반전이 있는 독특한 이야기 구조, Sci-Fi 장르의 특성이기도 한 현실풍자 같은 요소로 어필하려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감독도 인터뷰에서 인정하듯, 이 영화는 한국기준으로 보면 대작일지 몰라도(그래봤자 디워 절반!) 미국 기준으로 보면 저예산 영화 맞습니다.

주연인 크리스 에반스도, 촬영 중 미국의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저예산 영화 한편을 찍고 있다"고 했었죠.

한국 언론들은 마치 대작인 것 마냥 침소봉대하는 경우도 있는데, 애초 저예산을 가지고 만드는 독창적인 영화이기 때문에 아바타트랜스포머, 퍼시픽림, 디워 같은 장대한 화면을 기대하는 것은 무립니다.

이래뵈도 내가 설국열차보다 제작비가 두배시다! 왜그랬어 심형....

서브 컬쳐 B급 영화에서는 흔히 고어와 개그를 강조하기도 하는데, 설국열차는 작가주의 영화에 가까워 그런 것은 없습니다.

다만 헐리우드 스튜디오들이 싫어할 요소들은 좀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임산부 살해 장면이죠.

엘리슨 필(뉴스룸의 그 배우 맞습니다)이 만삭의 선생님으로 등장하는데, 기관총을 난사하며 사람들을 고기덩이로 만들질 않나... 결국 칼맞고 죽는데, 미국 영화에서는 임산부 살해가 거의 금기나 다름없죠.

일부러 금기를 파괴하려는 시도를 보이는 영화(에이리언 대 프레데터 2 같은...)가 아니라면 보통 아동 살해나 임산부 살해는 묘사하지 않는 것이 미국영화판의 룰입니다.

 

아무튼 이 영화를 보다보면, 다른 B급 영화들이 연상되는 면이 있습니다.

미장센의 원천인 좁디 좁은 열차 내부 풍경은 마치 큐브쏘우를 보는 듯 합니다.

또한 반전과 아이디어로 승부하려는 전형적인 B급 영화이다보니,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임포스터(주인공이 CSI 뉴욕의 반장님인 게리 시니즈입니다)라든지, 이벤트 호라이즌, 위에서도 적었지만 디스트릭트 9 등을 연상하게 하는 면도 있네요. 

윌포드가 인구 조절 운운하는 부분은, B급 영화는 아니고 블럭 버스터지만, 메트릭스 리로디드가 떠오릅니다.

여기서 메트릭스 생각나신 분들이 많으신듯.

물론 세부적인 내용은 전혀 다릅니다만.... (인구조절의 윌포드 VS 시스템의 에러를 주기적으로 초기화하려는 아키텍트)

AVP2에서 보이는 대량증식 장면은 헐리우드 영화의 금기를 넘어선 충격적 장면이긴 했습니다만, 영화 자체가 너무 응가라서......

 

고아성 발연기 논란?

남궁민수(송강호)의 딸로 나오는 남궁요나를 맡은 배우는 고아성입니다.

여담이지만 남궁이라는 성이 된 것은 발음하기 어려운 한국인 성을 찾다보니 그렇게 됐다는군요.

제갈 씨나 씨가 더 난이도가 있을 거 같응데........ 넘어가죠......

아무튼 고아성은 괴물에서 잡혀가던 꼬맹이가 훌륭하게 자라난겁니다.

드라마나 다른 영화 등에서도 간간히 보였었죠. 

배두나와 송강호 사이, 그러니까 사진 한가운데에 있는 꼬맹이가 고아성입니다. 괴물에서도 송강호와 고아성은 부녀지간으로 묘사됩니다.

저는 뭐 영어로 읊는 대사들이나 연기가 그리 부자연스럽지는 않다고 봤는데, 발연기라고 비난하는 분들도 있더군요.

판단은 관객 각자의 몫이긴 하겠으나, 발연기까지는 아닌 것 같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다른 배우들이 워낙에 쟁쟁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좀 까인다고 하면야 수긍하겠는데....

영화 속 남궁 부녀가 조금 튀고 걷돌면서 신비로운 캐릭터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 잘 부합하는 연기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요나라는 이름은 성서의 고래 배속에서 살아나온 예언자 요나에서 따왔으며, 이것은 괴물 개봉 당시 어떤 관객의 반응을 기억해두었다가 써먹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송강호, 봉준호의 페르소나

페르소나라고 하면 가면이라는 뜻인데, 이는 자신의 본래 모습을 가리기 위해 사용하는, 겉으로 드러나는 인격을 말할 때도 있고 영화판에서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감독의 분신이랄까, 감독의 의지를 대변하는 배우를 말하게 됩니다.

보통 여러 작업을 같이 하며 감독과 막역한 사이의 배우들이 "마틴 스콜세지의 페르소나 로버트 드 니로" 같은 식으로 엮이면서 감독의 페르소나라는 평을 얻죠.

위에서도 적었지만 괴물에서 송강호와 고아성은 부녀로 나오고, 이번에도 그 관계는 동일합니다.

봉준호 감독의 취향이 반영된 결과겠지요.

송강호는 어떤 이들에게 감독의 메시지를 전하는 진정한 주인공이라는 소리까지 듣고 있더군요.

실제로 감독이 "누가 나의 비전 내지는 주제를 운반하느냐, 그것은 송강호"라고 이야기하기도 했고.

분노와 복수심으로 움직이게 되는 커티스와는 달리, 남궁민수는 열차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신념을 연료삼아 움직입니다.

환각제인 크로놀에 집착했던 것은 환각을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고 다만 폭탄을 만들기 위해서였다는 반전 등에서 볼 수 있듯, 이 영화에서 일어나는 반전을 위해 마련된 히든카드(감독은 인터뷰에서 조커카드라 하더군요)죠.

문을 열 수 있는 것은 그가 열차의 도어락 하청업체인 경남실업의 직원이었기 때문이라고 감독은 인터뷰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송강호의 역할에 대해서 혹평도 있습니다.

기계신(deux ex machina)이라는 평가도 있는데요 이건 별로 공감은 안갑니다.

남궁민수의 캐릭터는 시나리오에서 그리 이질적이라고 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송강호라는 배우가 꼭 해야만 했느냐는 의문입니다.

송강호가 맡은 남궁민수는 중요한 캐릭터이기는 하지만 저것이 굳이 한국인이어야 한다는 당위는 없습니다.

중국인이든, 일본인이든(칙쇼!), 코카시언이라서 영어를 쓰든, 로씨안 꼬뮤니스트건 간에 누가 맡아도 별 상관이 없을 배역이죠.

이완 브램너가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 첫 작품이라면 역시 이거죠, 트레인스포팅. 블랙호크 다운이라든지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라든지 하는 영화등등에서 조연으로 등장 한 바 있습니다. 깜찍한 재미를 주는 유니크한 배우죠. 이완 브램너와 송강호가 배역이 바뀌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남궁민수와 앤드류(이완 브램너)가 도치되는 쪽이 훨씬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완 브램너는 트레인스포팅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해서 수 많은 영화에서 조연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트레인스포팅에서의 코믹한 마약중독자 "스퍼드"의 모습을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크로놀을 이 분이 더 잘 빨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제 주장에 동의하실겁니다.

초반에 팔이 떨어져 나가는 장면을 송강호가 했다면 어땠을까요?

아이를 찾아려는 광기에 사로잡혀 앞으로 전진하는 송강호는 괴물의 그것을 연상케 하는 맛이 있었을 겁니다.

또한 이완 브램너 특유의 그 헤헤헤 하는 웃음과 맛이 간 듯한 표정이, 마지막에 문을 폭파하려는 진짜 목적을 실토하는 장면에서 급변한다면 더욱 훌륭한 반전이 될 수 있었을거구요.

앤드류는 이완 브램너가 잘 연기 했지만, 아무래도 송강호 쪽은 미스캐스팅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여담으로 프로즌7, 열차밖으로 나가 얼어죽은 일곱명에 대한 이야기를 송강호가 하는 장면이 있는데, 감독의 의도는 그 7인의 리더가 이누이트로 남궁민수의 아내, 요나의 어머니라는 암시를 주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아마도 먼저 나가서 거점을 마련하면 1년 후 남궁민수가 딸과 함께 내려서 합류한다는 계획이었겠지만, 7인의 반란은 비극으로 막을 내립니다.

하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은 남궁민수는 열심히 크로놀을 모은 것이죠(빨아가며)...

 

사람들이 제기하는 의문에 대해

 

1. 열차의 동력문제

열차는 영구동력이라고 열차의 앞쪽 칸 사람들은 주장합니다.

나중에 커티스가 만난 윌포드도 영구기관이라고 주장하죠.

엔진은 영원할 것이라면서 윌포드를 찬양하는 초딩(유딩?)들의 난리 장면은 곧이어지는 반전을 더욱 충격적으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영구기관은 존재 할 수 없고, 열차의 동력은 그렇다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은 자연스럽습니다.

감독 인터뷰에서는 핵발전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현존하는 핵잠수함의 경우에도 연료교체 없이 30년을 물속에서 버틸 수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17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아직은 문제없이 원자로가 작동하고 있었던 것이죠.

감독의 말로는 연료봉 같은 것이 보이는 장면이 지나간다고 합니다(그런데 이건 잘 모르겠는것이, 누가 원자로 내부 들여다 본 사람? 어떻게 생겼는지 일반인들은 알 도리가 없죠).

다만 부품이 멸종되자 꼬리칸의 아이들을 살아있는 부품으로 동원해야 하는 허술함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 비인간성에 분노한 커티스는 윌포드의 제안을 거부하게 됩니다.

 

2. 꼬리칸의 존재 의의

일부에서는 꼬리칸의 존재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폐쇄된 생태계에서 균형을 중시하는 윌포드가 꼬리칸을 남겨둘 이유가 없다는 것이죠.

감독은 이에 대해 인터뷰에서, 꼬리칸은 인력 풀(pool)로 남겨두고 있다는 말을 합니다.

예를 들어 초반에 바이올리니스트 한명을 데려가는 장면이나 아이들을 데려다가 부품 대신 쓰는 장면들을 보면, 꼬리칸은 싸게 쓸 수 있는(양갱은 뭐 그리 비싸지 않으니까요...) 인력저장소의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무임승차자들이기 때문에 앞칸의 사람들처럼 인간적인 대우는 받지 못하는 것이고요.

앞 칸 사람들이 자기들이 하기 싫고, 할 수 없는 3D작업을 시키는 노예들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꼬리칸을 떼어낼 이유는 없죠.

 

3. 생선배는 왜 가르는거야?

감독 인터뷰에 의하면, 인구 조절을 위한 주기적인 학살은, 앞 칸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축제라고 하는군요.

그래서 축제의 시작에 앞서 어떤 의식을 치르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들의 복장은 정규군 같지 않고 중세의 사형집행인 같은 공포스러운 모습입니다.

예카테리나 다리를 건너 곧 터널의 긴 어둠이 온다는 것을 알고있는 그들은 승리에 대한 확신이 있었을 것이고, 앞으로 벌어질 학살을 일종의 놀이나 스트레스 해소 정도로 여겼겠지요.

생선배를 가르는 행위는 그 시작을 알리는 의식이고, 너네들 좃됐다, 라는 위협이기도 하겠고요.

여기서 사망하는 에드가 역의 제이미 벨은 알고보니 빌리 엘리엇의 주인공이었네요.

생각보다 일찍 죽어버려서 좀 아쉬웠습니다.

 

4. 앞쪽 칸에서 멀쩡히 빨고 있는 크로놀, 그런데 송강호는 왜 감옥에 있는가?

감독 말로는, 아마도 그 칸은 열차에서 유일하게 크로놀이 허용되는 칸이었을거라고 합니다.

송강호와 요나가 붙잡혀 들어간 것은, 폭탄을 제조하기 위해 그걸 무리하게 모으다보니......

배설구로서 크로놀이 유일하게 허용된 열차가 있는 것 처럼, 처음에는 벌거숭이 사람들이 그룹섹스 하는 칸도 넣으려고 했는데, 수위나 예산 때문에 관뒀다고 하더군요.

만약 실현됐다면 향수의 클라이막스와 비슷한 분위기였으려나요.

 

아쉽다....................................

 

5. 틀니는 왜 빼?

메이슨(틸다 스윈튼)이 틀니를 빼면서 살려달라고 읍소하는 장면이 있죠.

내가 이렇게 보잘것 없는 할망구니까 살려다오, 하는 의미라고 하네요.

감독의 의도는 그랬다는데, 솔직히 공감은 잘.........

 

6. 깨시민 라이징

깨시민들이,  미제라블을 가지고, 선거에서 진 자신들의 처지에 감정이입을 한 사례가 있었죠.

이번 영화에서도 그런 정치적 해석이 좀 있는 편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기존 질서에 반항하여 반란이 일어난다는 주 플롯이라든지, 계급이라든지 하는 현대 사회를 빗댄 부분들이 많아서 나름 공감을 얻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듀나는 이런 태도에 대해서 영화 자체만 봐야지 현실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제 생각도 비슷합니다.

허지웅도 이 영화에서 깨시민을 찾는 괴인들이 있다면서, 굳이 깨시민스러운 인물을 골라야 한다면 윌포드라고 지적하죠.

깨시민들은 시스템의 전복보다는 그냥 자기 편이 시스템을 장악하는 걸 원할 뿐입니다.

그들은 애초 변화를 원하지 않아요.

 

감독이 여러 인터뷰에서 늘어놓은 말들을 죽 훑다보니, 정치적 입장이나 요소는 분명히 있기는 하지만, 그것 보다는 비행기 이야기가 와닿더군요.

비행기 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퍼스트- 비지니스 - 이코노미 이런 식이죠.

이코노미에서 끙끙대며 불편하게 몇시간 동안 날아와서 내릴 때 슬쩍 보이는 비니지스 석.

나는 이렇게 고생하면서 왔는데 저 양반들은 저렇게 편하게 왔단말이야?

란 감정을 영화로 표현해 보고 싶었다고.

딱히 어떤 체제나 정치집단을 비유에 특정한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7. 그럼에도 불구하고 묻어나는 386 냄새

윌포드와 길리엄은 한패라는 설정에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만, 감독의 말에 따르면 길리엄을 연기한 존 허트는 처음부터 그것을 염두에 두고 연기를 했다고 합니다.

한패 맞아요.

그리고 길리엄은 정수칸을 점거한 직후, 여기까지 온 건 누구도 못한 일이니 그만 하자며 커티스를 말립니다.

커티스는 계속 나아가겠다고 하죠.

그러자, 길리엄은 윌포드를 만나면 혀를 잘라서라도 아무 말도 못하게 하라고 당부합니다.

의미심장한 장면이죠.

자신을 믿어준 커티스가 추악한 진실을 알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장면입니다.

 

감독은 이것을 인터뷰에서 386운동권 시절 학생운동에 빗댔습니다.

대학생들이 시위하러 나가기 전에 경찰과 "협의"를 한다는 건 뭐 운동좀 해본 분들이라면 다들 아실 얘기죠.

윌포드와 길리엄은 그렇죠, 서로 짜고 치는 고스톱을 벌이는 운동권 학생들과 경찰서 형사와도 같은 구도에 놓여있죠.

뭐 직접적인 비유는 아니겠지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는 합니다.

 

길리엄이 팔이 잘린 앤드류를 보살피러 앞으로 나서자, 제지하려는 군인들을 메이슨이 타박합니다. 길리엄에게는 제법 예의를 차리는 모습이죠. 이걸 두고 메이슨이 원래 꼬리칸 출신이어서 길리엄의 살신성인을 보았기 때문이라는 인터뷰가 있었다는데, 저는 그런 인터뷰 내용은 못찾았습니다. 라기보단, 메이슨도 윌포드와 길리엄의 관계를 알고 있어서 그랬던것이 아닐까 정도로 추측 할 수도 있겠네요.

 

8. 단백질 블락의 정체

뭐 영화에서는 사람들이 달고 맛있게 먹습니다만....(단백질 블락 생산 칸을 점거하자 사람들이 달려들어 처먹죠)

실제로는 다시마와 젤라틴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촬영 직후 다들 뱉기 바빴다는군요.

대형 마트에 가보면 다시마 젤리를 실제로 팔고 있습니다.

아마 저 다시마 젤리가 영화 속의 단백질 블락과 제일 맛이 비슷할겁니다.

그런데 가격이 은근히 비싸서 솔직히 좀 구입하기 꺼려집니다.

저도 먹어볼 계획은 없어요 =ㅅ=

 

9. 열차 세트의 움직임은?

짐볼이라는 걸 사용해서 열차의 움직임을 시뮬레이션 했다고 합니다.

유투브 등지에 올라와있는 설국 열차 제작기에서 나옵니다.

이걸 체험해 보고 싶으시면, 가까운 민방위 훈련장으로 가셔서 지진 시뮬레이터 타보시면 됩니다.

약간 작은 사이즈의 짐볼을 만끽 할 수 있죠.

이 영화는 체코에서 촬영했는데, 체코 촬영장의 거대한 시설 덕분에 세트를 무리없이 완성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감독 인터뷰 중 하나에서, 한국 스테프들의 열악한 현실이 까발려졌다는 것에 있죠.

체코에서 촬영한 덕에, 한국보다는 살짝 비싸지만 헐리우드보다는 싸서 비용을 많이 아낄 수 있다는 말을 봉 감독이 했는데, 이건 한국 스텝들이 체코보다도 못한 돈을 받고 있다는 얘기겠습니다.

2010년 1인당 GDP는 체코가 18,301달러, 한국이 20,753달러였는데, 한국 스텝들이 체코보다 싸게 먹힌다니.

우습죠.

 

체코 스텝들의 임금이 GDP가 더 높은 한국보다 많다니, 영화 스탭들 입장에서는 좀 화가 날 일입니다.

 

10. 흑형 스시집에 오서옵셔~

반란 이후, 중간의 수족관 칸에서 일행은 스시를 맛볼 기회를 가지게 됩니다.

탐스럽기 그지없는 스시,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제가 한번 먹어보겠...다는 순간에 커티스가 이거나 먹으라며 메이슨에게 던져주는 단백질 블락....

아아 눈물이 ㅜㅠ

이 씬을 뜬금없다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는 모양인데, 감독도 쓸데없는 신인건 알았다고 합니다.

다만 이미지가 강렬해서 그냥 넣었다고. 그리고 복선이 하나 숨어있습니다.

메이슨이 폐쇄된 생태계인 수족관의 물고기들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1월과 7월 딱 두차례만 고기를 잡는다는 말을 해줍니다.

폐쇄된 생태계인 열차 내부의 인간들을 관리하기 위해서 주기적 폭동을 연출하고 있다는 윌포드의 대사와 짝을 이루는 부분이죠.

이처럼 영화의 중간 중간에 복선을 잘 깔아놓고 있는 편인데, 영화의 호흡이 빠른 편은 아니라 두 번 봐야 할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물론 한번 보고 이해가 안된다는 분들은 재관람을 하셔야겠죠.

 

11. 요나는 초능력자인가

요나는 영화 속에서, 문을 열기도 전에 문 앞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있는 듯 보입니다.

마치 무슨 투시력이나 초능력을 가진 듯 하죠.

커티스도 너 무슨 투시력이 있는 거 아니냐고 요나에게 물어봅니다.

감독의 말로는, 청각이 민감하여, 청각을 통해 인식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송강호의 영화 속 대사로는, 열차 출발 이후 태어난 아이(트레인 베이비) 중 이런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다만 영화 속에서 구체적으로 확실히 밝혀지는 부분은 아닌지라, 많은 관객들이 이것 참 이상하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옥의 티 몇가지

 

1. 순간이동 성냥

첸이라는 꼬마가 성냥을 가져갔는데, 윌포드의 방 앞에서는 송강호가 멀쩡히 가지고 있습니다.

원래 송강호가 성냥을 다시 빼앗는 장면(아마도 "성화봉송" 이후겠죠)이 있었는데 흐름상 편집했다고 합니다.

또한 토미(엔진 안에서 일하던 흑인 아이)가 털옷을 입고 등장하는 장면도 뜬금없는데, 이 역시 나이트에서 몰려온 인파로부터 털옷을 빼앗는 장면이 있었다고 합니다.

 

2. 시속 50Km 열차

영화 속의 열차는 운행거리 438,000Km라고 나옵니다만, 이걸 일년으로 계산해보면 시속 50Km 정도.... =ㅅ=

물론 영화에서는 보면 쌩쌩 달립니다.

해외의 어떤 트위터 사용자는 계산에 따라 시속 2.6Km라는 이야기도 하더군요.

감독도 어쩔 수 없이 그냥 무시하고 진행한 부분들이 있다고 하네요.

 

3. 꼬리칸에서 엔진칸까지

윌포드가 커티스를 꼬시는 장면이 마지막에 펼쳐집니다.

꼬리칸에서 여기까지 와본 인간은 너 밖에 없다면서 자신을 대신해서 열차를 돌봐 달라고 말합니다.

커티스는 거의 넘어갈 뻔 해서, 성냥을 달라는 요나를 밀쳐버리죠.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노란 옷을 입고 아이들을 데려갔던 월포드의 비서도 꼬리칸부터 엔진칸까지 가봤던 양반입니다.

물론 저 대사는, 꼬리칸부터 여기까지 인간들의 아비규환을 경험하고 내 의지를 이을 것은 너 밖에 없다는 말이겠지만, 문자 그대로 하자면 옥의 티가 되겠습니다.

 

흑막...이라고 할 수 있는 윌포드. 사실 커티스를 자신의 후계자로 설득하는 부분은 약간 엉성해 보입니다. 윌포드가 커티스를 잘 알고 있고, 주시하고 있다는 언급은 나옵니다만... 커티스가 죽어버렸다면 대체 누구에게 열차를 맡기려고 했던 걸까요? 노란 옷 비서?

 

4. 총격전은 에러!

옥의 티는 아니지만, 열차 바깥의 풍경을 표현한 CG는 좀 애매한 구석이 있더군요.

좀 어색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바깥 풍경이 보이다가, 중간쯤 커브가 등장하자 행동대장이 건너편으로 보이는 커티스 일행을 향해 소총을 갈기기 시작합니다.

이 총격전은 좀 황당한 면이 있습니다.

행동대장은 M4 계열로 추측되는 소총으로 정확하게 조준사격을 가하는 반면, 커티스는 스콜피온을 대충 한팔로 들어서 쏩니다(ㅎㄷㄷ 사격의 신! 사실은 열차 타기 전의 직업이 캡틴 아메리카라서 그렇다든지...).

소총이라고는 해도, 원거리 조준에는 부적절한 도트사이트가 달려있습니다. 그러나 뭐 도트사이트로도 일단은 조준사격은 가능하니까 넘어간다손 치더라도....

커티스의 총이 문제입니다.

커티스의 총은 스콜피온이라는 체코제 기관단총(촬영지가 체코라는 점도 있었겠죠)으로 유효사거리가 25m 밖에 안되고, 최대사거리는 150미터 정도입니다.

영화를 보면 족히 100미터는 넘어보이는 거리인데, 이 정도 거리에서 유리창에 총알이 박힐 정도라니 무슨 핫로드 탄약도 아니고......

게다가 커브 구간에서 상대방이 뻔히 보인다고는 해도, 바람이 심하게 불고 있고 이동중인 기차에서 정확한 사격은 불가능하죠.

영화적 허용으로 넘어가야 할 부분입니다.

 

CG는 좀 어색했습니다. 그렇다고 아예 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국열차는 꽤 많은 논란이 있지만, 대부분은 그냥 비난을 위한 비난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설정 몇 개가 내부 세계관과의 협응(핍진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은 온당하겠지만, 개연성을 가지고 무리하게 따지는 것은 대중매체로서의 영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해야죠.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 어떤 이상한 아저씨가 우두둑 우두둑 몇번 해주자 금방 회복해서 벽을 기어오르는 브루스 웨인.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요?

하지만 이 장면 때문에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몹쓸 영화라고 하는 건 또 웃기는 일이죠.

편집이나 플롯에서 약간의 부족한 면이 있지만, 그런 것들 때문에 이 영화를 무슨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라느니 "봉버튼의 양갱공장"이라느니 비난하는 머저리들은 비웃어줍시다.

완벽한 영화는 아니지만(편집도 다소 문제가 있고, 무엇보다 이야기 자체는 새로울 것이 없죠), 그렇게 비난을 들어야 할 영화도 아닙니다.

잘 다듬어진 미장센과 적당히 반전있는 이야기 구조 등, 적당히 만족스러운 영화입니다.

 

다만, 흥행에 크게 성공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네요.

이미 선판매가 완료됐고, 국내에서는 800만 관객 정도면 손익분기는 넘길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정도는 CJ가 밀어부치면 마케팅으로 어찌저찌 해결 되겠지만, 해외에서가 문제겠네요.

해외에서 일부 마니악한 사람들로부터 컬트적 인기를 얻을지는 몰라도, 대중적인 지지를 받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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