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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비티
  • 감독 : 알폰소 쿠아론
  • 외계인도 우주전쟁도 없다!
    이것이,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진짜 재난이다!


    지구로부터 600km,.. 더보기

 

 

 

십리 CGV 아이맥스에서 보고 왔습니다.

툐깽이가 컬쳐랜드 문화상품권을 챙겨서, 그걸로 예매를 했는데요...

일단 컬쳐랜드에서 상품권 번호를 이용해서 캐시로 충전 -> 충전한 캐시로 다시 모바일 상품권을 구입 -> 구입한 모바일 상품권을 CGV에서 입력......

이라는 정말 몇 단계를 거쳐서 힘들게 예매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깔리는 ActiveX라든지 하는 것들은 부록이구요...

IT강국 같은 소리하고 앉았죠 정말.

뭐 어쨌건 그렇게 힘들게 예매해서 가서 본 그래비티...

 

 

아 한국의 IT 환경 정말 날려버리고 싶어요.... 저 우주 멀리로......

 

 

찮습니다.

이 영화는 가급적이면 극장에서, 가급적 아이맥스로, 가급적 3D로 보시기 바랍니다.

이 영화를 PC 모니터나 일반 디지털 상영관에서 보는 건 정말로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저는 왕십리 아이맥스(국내에서 처음부터 아이맥스용으로 설계된 몇 안되는 곳이라고 합니다)에서 봤지만, 메가박스 M관도 음향시설이 좋아서 볼만하다고 합니다.

가급적이면 큰 스크린으로 3D, 좋은 음향 시설이 있는 극장에서 보는 걸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다만 3D 게임 같은 거 하면 멀미 하시는 분이나, 놀이기구 타면 토하는 분들은 관람금지입니다.

우주를 다루는 영화이다보니, 지구에 혼이 속박당한 올드타입들에게는 다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뉴타입이고 적어도 지구에 혼이 묶이지는 않았다고 자부하시는 분들은 꼭 보시기 바랍니다.

 

이 밑으로는 스포일러가 있으므로 영화를 볼 예정이신 분은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실 스포일러 당해도 큰 문제는 없는 영화라서... 그냥 읽어보셔도 상관은 없을거에요.

 

 

 

 

 

"우주공간"

수 많은 인류 중에서도 정말로 손에 꼽을 수 있을만큼 적은, 선택된 사람들 만이 우주로 나가 볼 수 있습니다.

일반인이 우주라는 곳을 체험하기는 로또 맞는 것 만큼이나 어렵습니다.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야죠.

그러다보니 우리는 지구 밖의 공간 "우주"를 막연하게 상상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비티는 그 우주라는, 우리에게 있어서 사실상 관념 속의 공간을, 눈과 귀로 체험하게 해줍니다.

우주가 배경인 영화는 있어도, 우주 공간 그 자체를 묘사하는 영화는 거의 없었죠.

그래비티는 외계인도 우주전쟁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나오는 인물이라고 해봤자. 배우 셋(+시체들)이 전부...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의 수는 시체까지 합해도 손가락으로 셀 수 있습니다. 배우나 서사가 중요한 영화는 아니란거죠... 배우는 들러리고, 사실 누가 연기해도 상관없었을 겁니다.

 

래비티에는 로멘스도 없고, 치고 받는 싸움도 없고, 복잡한 스토리나 반전도 없습니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한줄로 끝납니다.

산드라 블록(라이언 스톤 박사역)이 우주에서 미아가 됐다가 다시 지구로 돌아오는 얘깁니다.

끝.

저게 답니다.

솔직히 산드라 블록이나 조지 클루니는 잘 "나갔던" 배우라서 티켓 파워가 있는 것도 아니고, 스토리도 없고...

하지만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추천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겠죠.

그래비티의 주인공은 산드라 블록이라기 보다는 "우주공간" 그 자체입니다.

우주라는 무의 공간을 정말 실감나게 보여줍니다.

산드라 블록(=관객)은 상영시간 내내, 그 우주라는 절망과 공포 속에서 글자 그대로 "허우적" 거리게 됩니다.

 

그래도 상업영화이다 보니, 서사적인 장면도 몇몇 있습니다.

옆에 앉은 남자분은 중간에 눈물을 닦으시더군요.

닳고 닳은 저는 아 괜찮구나, 정도의 생각은 했는데 눈물까지는 안나던데...

감수성이 풍부한 분이셨나봐요.

툐끼도 조금 눈물이 나는 장면이 있었대요.

코왈스키가 중간에 소유즈에 탑승하는 장면에서 좀 화가 났는데, 조금 더 지켜보니 괜찬은 연출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지 클루니가 진짜로 살아 돌아왔던 것으로 이야기가 이어졌더라면 정말로 굉장히 화가 났을거 같네요.

 

 

그나마 살아있는 배우는 세 명이 나오는데, 조지 클루니도 사실 얼마 안 가 우주 미아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사실상 산드라 블록의 1인극입니다.

 

 

래비티를 일반 디지털 상영관이나 PC 모니터 같은 걸로 보는 건 아무 의미없는 일입니다.

큰 스크린과 좋은 음향시설을 갖춘 곳에서 3D로 봐야 합니다.

일부 상영관에서는 4DX로도 볼 수 있는 모양이니 그 쪽도 괜찮겠네요.

(개인적으로 4D는 관람을 방해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요)

애초 영화 자체가 아이맥스 3D용으로 제작되기도 했고, 3D가 아니면 현장감이 좀 덜하기 때문에, 3D 아닌 일반 디지털 상영관에서 볼 바에야 그냥 다른 영화 보시라고 하고 싶습니다.

아이맥스로 볼 때도 자리가 중요한데요...

똑똑한 툐끼가 왕십리 아이맥스의 명당 H열을 쓱싹 입수해서 아주 좋은 환경에서 봤습니다.

어떤 분들은 앞자리에서 보는 것도 현장감이 더 생생해서 좋을 것 같다고 하시는데...

저는 명당이라고 하는 H열에서 보면서도 일부 장면에선 고개를 돌려야 할 정도였고, 3D다 보니 화면에 뿌려지는 정보량도 많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한 눈에 들어오는 뒤쪽 자리가 더 좋을 것 같네요.

 

고증 문제

굉장히 사실주의 영화 같지만, 극적인 긴장감을 더하기 위해서 고증이 무시된 부분이 있다고 하네요.

링크(영어)에서는 과학적으로 말이 안되는 부분을 짚어주고 있습니다.

다 쓰면 길어지니, 몇가지만 적어보면...

일단 우주에서는 소리를 전달할 매개체가 없으므로, 소리를 들을 수 없습니다.

영화에서도 이런 묘사(코왈스키가 소유즈의 또깡을 따자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지만, 공기가 돌아오면서 곧 소리가 들린다든지)가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스펙터클을 위해서 우주선이 부서지는 소리나 쿵쾅거리는 소리를 넣기도 했다고 합니다.

실제로는 진동도 느낄 수 없고 소리도 들을 수 없으므로, 우주비행사는 모든 정보 획득을 시각에 의존해야 합니다.

 

솔직히 소련이나 중국 우주선을 몇명이나 타보고 봤겠어요. 영화 속 디테일들이 진짜일지 뻥일지는 제 수준에서는 잘 모르겠어요.

 

왈스키가 스톤 박사를 살리기 위해서 스스로 앵클을 푸는 장면이 있는데, 이것은 서사를 보강하기 위해 고증을 무시한 것입니다.

거기서 보면 이미 코왈스키와 스톤 박사는 "정지"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코왈스키가 앵클을 풀고 손을 놓자 날아가버리죠.

두 사람은 이미 정지해서 에너지를 모두 소모했기 때문에, 누군가 민다거나 하지 않는 이상 계속 정지해 있는 것이 맞습니다.

정지한 상태에서 앵클 놓는다고 절벽 떨어지듯 쑝 날아가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이 장면 뻥이라는 소립니다. 순도 100%짜리 뻥. 저거 손 놓는다고 안 날아가요.

 

고증이 좀 벗어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그걸 눈치채고 어색하다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은 아마 관련 직종 종사자 아니면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고증의 오류는 이 영화의 전체적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솔직히 얘기해서 소유즈인지 텐공인지 실제로 보신 적 있어요?

저도 없어요...

 

헐리우드, 이 섹키들...

재밌고 즐겁게 감상한 영화지만, 거슬리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중국의 우주정거장인 텐공에 올라탄 산드라 블록.

그런데 중국 우주선이라고 버튼에 중국말이 쓰여있고 중국어 네비게이션이 나오는 건 이해합니다만, 탁구채가 날아다니고 있다든지 하는 건 좀....

아시다시피 중국은 탁구로 세계를 주름잡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노골적으로 저급한 오리엔탈리즘을 드러낼 필요는 없죠.

센조로 갈아탄 다음 보면, 센조의 계기판 위에 남극선옹 인형 같은 것이 올려져 있다든지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러시아 ISS에는 니콘 렌즈가 돌아다니는데, 중국은 탁구채라니... 별 거 아닐 수도 있지만, 헐리우드에서 중국과 같은 아시아를 바라보는 시선이 드러나는 것 같아 살짝 짜증이 났습니다.

 

센조에서 경고 신호가 중국어로 나오자 산드라 블록이 짜증을 내며 "난 중국어 몰라~!"라고 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것도 왠지 불편했어요.

 

그 외의 영화에 대한 잡다한 것들여기(IMDB의 그래비티 트리비아 항목)에 가면 볼 수 있습니다.

원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안젤리나 졸리가 우주유영을 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스케쥴 문제 등등으로 무산됐다고 하네요.

그리고 트위터에서 많은 사람들이 산드라 블록의 허벅지에 대해 열광을 하고 있는데....

전 별로 그것에는 큰 감흥이 없었어요.

안젤리나 졸리였다면 좀 달랐을지도....?

 

영화라기 보다는 FPS 게임?

사실 누구에게나 추천 할 만한 영화는 아닙니다.

특히 놀이기구 잘 못타시는 분들은 주의하세요.

산드라 블록(=사실상 관객)의 일인칭 시점으로 이어지는 장면들이 많은데, 이게 멀미를 유발하기 딱 좋습니다.

툐끼는 이 영화 보고 나와서 하루종일 멀미나고 피곤하다며 고생했어요.

그리고 일인칭 시점 장면은 콜 오브 듀티 모던 웨퍼어2의 ISS 컷신과 정말로 흡사합니다.

 

 

배우들이 나와서 연기를 할 뿐이지 이게 영화인지 어트렉션인지 게임인지 애매하죠.

오히려 영화보다는 게임 같은 걸로 만들면 인터렉티브하니까 더 무섭고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저만 한 건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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