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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CGV에서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Dallas Buyers Club"을 봤습니다.

갓 개봉한 따끈따끈한 영화를 보는 건 저한테는 좀 드문 일인데...

루튼 토마토 Rotten Tomatoes 지수가 90%(지금 94%네요)를 넘고, 미디어 반응이나 평론가들 평이 완전 호평일색이라서, 뭐 후회는 안하겠다 싶어서 고른겁니다.

사실 다른 영화들이 워낙에 볼 것이 없기도 했고...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음 일단 시사회에서 논란이 되었던 화면비율은 교정이 되어있었던 것 같습니다만, 문제는 마스킹이 없었어요. 마스킹에 대해서는 나중에 글을 따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듀나 같은 사람들이 계속 문제제기를 하는데도 잘 고쳐지지 않는군요.

 

단 영화를 보러가기 전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첫번째로 화면 비율 문제.

수입사가 엉뚱한 비율로 수입을 해오는 바람에 시사회에서는 영화의 장면이 잘려나오는 사태가 있었다고 합니다.

 

관련글 링크 : 익스트림 무비 게시판

관련글 링크 : 듀나 게시판

 

아마도 대충 IPTV 등으로 팔아넘기려고 일반 판형으로 수입해 왔던 모양입니다.

논란이 크게 일자, 원래의 판형으로 다시 들여와서 이 문제는 어찌됐든 해결한 것으로 보입니다만, 문제는 마스킹이 되어있지 않아서 거슬리는 검은 선을 상영시간 내내 같이 봐야 합니다.

평촌 CGV에서 호빗을 볼 때는 마스킹이 내려오던데, 안양 CGV는 시설이 없더군요.

만약 보실 생각있으면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화면 비율 문제는 지금은 해결이 되었다지만, 영화에 대해서 열정도 전문적 지식도 없는 이런 얼치기들이 영화판에서 좋은 영화 다 망치는 꼬라지를 너무 많이 봐서,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는 건 패스하려고 했습니다(마스킹이야 수입사의 문제는 아닙니다. CGV 녀석들의 문제죠).

얼마나 얼치기고 영화에 대한 존중이 없으면, 이 따위로 엉뚱한 비율을 가져와서 영상을 잘리게 만듭니까...

이것 뿐만이 아닙니다.

 

두번째로, 포스터.

이 영화의 주조연 배우(매튜 매커너히, 자레드 레토)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연, 조연상을 받았습니다.

뭐 경사는 경사니까 그런가보다 합니다만, 수입사의 포스터가 아주 가관입니다.

두 배우가 아카데미 수상을 한 직후, 수입사라는 인간들이 만들어 낸 포스터의 꼬라지가....

 

아카데미 수상 기념이랍시고 긴급히 만들어낸 포스터라고 합니다. 무려 각 언론사에 보도자료도 배포했더군요. 하아............. 당신들 두개골에 뇌는 담아두고 다니시나요?

 

이 따위 저열한 포스터를 만들어내는 수입사의 천박한 인식에 치가 떨립니다....

"주식회사 루믹스미디어"라는 회사가 수입을 했는데, 명치를 쎄게 때려주고 싶군요.

이런 식으로 영화의 가치를 스스로 깕아내리면서 좋은 영화 망치는 사례가 너무 많았습니다.

일일히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죠.

러브 옵젝트섹스 마네킹이라고 해서 개봉하질 않나, 브라질여인의 음모니, 컴퓨터 환상여행이 되질 않나, 와사비레옹 파트2가 되질 않나.......

다시 떠올리자니 입에서 C8이 절로 발음되는군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수입사 "루믹스미디어"도 포스터 하나 뽑아서 이런 사례들 사이에 한자리 끼고 싶은 모양입니다.

 

 

매튜 매커니히 Matthew McConaughey 는 로맨틱 코미디를 주로 연기하던 배우였습니다만, 2011년 무렵부터 연기가 늘더니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합니다. 비유해보자면 차태현이 어느날 연기파 배우로 변신! 이 정도려나요.

 

이하의 내용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아래의 내용을 읽으실지는

신중히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1. 영화는 영화일 뿐.

이 영화는 실제 일어났던 일을 각색한 영화입니다.

론 우드로프라는 HIV 감염자가 벌였던 실제 사건에다가 적당히 MSG도 좀 치고 버터도 바르고... 다만 논픽션은 아니고, 모티브와 특정 인물의 이름만 따왔지 완전한 창작물이라고 보아야합니다.

가끔, 영화와 현실을 혼동하는 멍청한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경향은 실제 일어났던 일을 소재로 한 영화를 본 관객들 사이에서 더 심합니다.

대표적으로 "부러진 화살" 같은 영화를 보고 그 교수가 무슨 권력의 희생자인양 말하거나, 사법부가 무슨 이상한 재판을 했다고 떠드는 양반들이죠.

이 영화도 사람들의 오해를 살만한 장면들이 많더군요.

 

영화에서 등장하는 론 우드로프라는 인물은 이름과 실제 이벤트 몇몇만 가져 온 것이고, 실존인물과는 다릅니다.

실존했던 론 우드로프는 영화에서처럼 남부 레드넥 마초 멍청이가 아니고, 양성애자에다 로데오 따위는 안했다고 합니다.

영화에서의 우드로프는 게이라면 치를 떨지요.

 

또한 신약 AZT와 그 약을 판매하는 제약회사, 그리고 FDA에 대한 묘사를 보면 아주 악의 세력이 따로 없습니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의사들 중 가장 인간적인 인물로 묘사되는 이브 박사(물론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가공의 인물입니다!)는 AZT의 임상실험을 제안하러 온 제약회사 직원을 보며, 저런 명품을 몸에 두른 머저리는 환자들을 돈으로만 본다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냅니다.

 

이브 삭스 박사역의 제니퍼 가너. 제니퍼 가너, 하면 역시, 데어 데블! 데어 데블! 데어 데블! 중요하니까 한번 더 반복합니다. 데어 데블의 엘렉트라!!!

 

일단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80년대 중반은 HIV라는 바이러스가 발견되고 에이즈 AIDS라는 병이 세상에 알려진지 얼마 되지 않는 시점이었습니다.

FDA는 신중 할 수 밖에 없었고, 당연히 의사들도 대응방법을 찾아 우왕좌왕 하던 때였습니다.

우드로프는 자신의 약은 자신이 선택 할 수 있게 해달라며, FDA의 엄격한 정책에 대해 소송을 걸었고 영화에서는 이를 대단한 저항 같이 표현합니다.

FDA가 그렇게 멍청하고 돈만 밝히는 나태한 조직이 아니란 것은, 국내 식의약품 광고문구에 빠지지 않는 "미 FDA 승인" 이라는 마케팅 용어가 증명하고 있지 않을까 싶군요.

그리고 AZT라는 약이 독성이 강해 AIDS 환자들을 마구잡이로 죽이는 것처럼 묘사되는 부분은 이 영화의 백미(?)입니다.

90년대 중반에 개발되어 에이즈 사망률을 극적으로 낮춘 칵테일 요법(여러가지 약을 섞어서 먹는 것)에 들어가는 약품 중 하나가 AZT입니다.

에이즈 환자라면 (약값이 문제지) 누구나 필수적으로 이용하는 칵테일 요법에서 빠질 수 없는 약품인 AZT가 영화에서는 부작용으로 환자들을 죽이는 공포의 약이자, 돈에 눈이 먼 의사, 제약회사의 돈벌이 수단으로 묘사됩니다.

지금도 멀쩡히 잘 쓰고 있는 약품입니다. [관련기사 링크]

오히려 우드로프가 이용했던 다른 약품들 같은 경우 효과가 더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더 커서, ddC 같은 경우는 생산중단되었고, 치매도 고치는 만능약처럼 묘사되는 펩타이드T도 현재 에이즈 대응 처방에는 그리 선호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영화는 영화일 뿐.

스토리나 영상을 즐기되 이상한 내용에 현혹되면 곤란합니다.

하긴 뭐 HIV 자체가 음모론이라는 주장도 있기는 있습니다만.

 

 

80년대에 핸드폰은 엄청난 부의 상징이었습니다. 지금이야 생활필수품이 되었지만, 저 핸드폰의 가격이 정말로 집한채랑 맞먹었었습니다. 이런 저런 미국적 시대소품이 등장하기 때문에 당시 시대상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더 즐겁게 볼 수 있습니다. = 당시 "미국" 시대상을 모르면 하품나옵니다.

 

 

2. 버터냄새

영화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 영화는 90년대 부터 계획이 진행되었으나 돈을 끌어모으지 못해서 엎어지기를 여러번... 결국 여차저차해서 저예산으로 한달 남짓한 기간의 촬영으로 완성됐습니다.

그런 것 치고는 남우주조연상을 휩쓸었으니 대단하죠.

다만 미국식 정서를 담고 있어서 공감이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일단 미국의 80년대 스타일.

외국인에게 응답하라 류의 드라마를 보여주면 뭐 시큰둥 할 겁니다.

그거랑 비슷한거죠.

 

퀴어 레이언으로 분한 자레드 레토 Jared Leto. 연기만 보자면 정말로 아카데미 조연상이 아깝지 않습니다. 참고로 주연, 조연, 닥터 이브 까지 모두 40대.....

 

80년대 게이클럽 묘사라든지 부르릉 거리며 먼지를 날리며 달리는 커다란 머슬카, 무엇보다 주인공 우드로프의 머리 스타일과 옷차림 같은 것들은 미국용이죠.

그걸 보고 아 저 땐 저랬지, 이러면서 눈물 흘릴 분은 한국에선 흔치 않을 겁니다.

 

게이, 퀴어 같은 성소수자 + 에이즈 라는 소재도 한국에서는 힘이 좀 약합니다.

"브로크백 마운틴"이 2006년에 아카데미를 휩쓸었지만, 한국은 여전히 동성애나 에이즈 같은 사안들에 대해서 딴세상 이야기하듯 하고 있죠.

미국에서야 동성애와 에이즈가 일상까지는 아니더라도 흔히 접할 수 있는 이슈지만, 반도는 동방예의지국이다보니...

"번지점프를 하다" 같은 마일드한 시도도 있기는 했으나, 여전히 동성애, 에이즈 같은 소재들은 한국에서 공감과 인기를 얻기는 어렵습니다.

예전처럼 금기에 가까울 정도는 아니게 되었다는 건 다행이랄까요.

사족이지만 후죠시들이 즐기는 건 BL이지 동성애가 아닙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자기가 좀 깨어있다고 잰채하는 미국 백인 꼰대 남성들의 허영과 우월감을 적당히 채워줄만한 코드들로 가득합니다.

영화야 잘 봤지만 뒷맛이 트윙키 씹는 맛이에요.

비립니다.

괜히 소위 "아카데미(심사위원의 대다수가 늙은 백인남성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죠)"가 선택한 게 아니죠.

전 그 빤딱거리는 황금 미이라 트로피 그리 좋아하지 않아요.

 

3. 겨울왕국보다는 낫더라

이 영화 보기 전에 봤었던 것은 겨울왕국인데...

그것보다는 훨씬 재밌게 봤습니다.

수입사의 뻘짓에 화도 났고, 영화의 버터기가 과해서 좀 느끼하긴 하지만 배우들의 열연이나 흥미로운 드라마는 감상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다 추천할만한 영화는 아니지만, 영화 좀 본다 하는 분들에게는 추천합니다.

 

 

이 양반의 신들린 연기는 가히 최고입니다. 배우들의 호연만으로도 티켓 값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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