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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sip/Hell Korea

시대 정신

FROSTEYe 2009.06.20 21:26
구와 이야기를 하면서, 예술이 무엇인가 하는 이야기로 말이 가기 시작했다.
나는 100년 후에도 남을 수 있는 것이 예술이라고 했다.
친구는 정신이 담겨있는 것이 예술이라고 한다.
정신이라는 말이 너무 추상적이고, 엔디 워홀 같은 천박한 작자의 작품도 예술이라고 할 수 있냐고 내가 되묻자, 친구는 정말 멋진 멘트를 날렸다.
돈도 정신이라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곧 정의이고, 정신이다.
엔디 워홀의 천박함은 예술로 인정받은 것이 아닌가.
다름아닌 자본주의와 돈이라는 시대정신에 충실했던 것이고, 돈이라는 정신이 그의 작품에 들어있었기에 그렇게 그 날 나는 한 수 배웠다.
정신이란 것이 사실 고상한 것이 아니다.
나는 혼자 우쭐해서 깨끗하고 고귀한 것만이 정신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무엇이든 정신이 될 수 있는 거 아닌가.

이 될 수도 있고, 천박함과 비열함이 정신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러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면, 결국 시대 정신이 '돈, 천박함, 비열함'인 것이다.
경제만 살리면 된다는 말이 요즘 유행어다.
전과 14범에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한다는 말 조차 어울리지 않고, 거짓말을 밥 먹는 것 보다 더 많이 하는' 분이 대통령이 되셨다.
시대정신은 바야흐로, 남이야 어떻게 되든 경제만 살리면 되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천민자본주의로 나아가고 있다.
아니, 이미 그렇게 되었다(그러니까 '그 분'께서 대통령이 되셨겠지).
뭐 세상사는 거야 별로 달라질 것은 없을 것이다.
유럽의 중세 때 마녀사냥은 동네 축제였고, 카톨릭은 절대적 신앙이었지만 사람들은 이렇게 저렇게 잘도 살았던 것 처럼,
2008년 ROK라는 나라의 시대정신에 돈과 거짓말, 출세 같은 가치가 덕지덕지 엉겨붙어도 당장 나라가 망한다거나 하지는 않을게다.
내가 염려하는 건, 역사책에 중세는 암흑시대라고 적혀있다는 점이다.
나는 창피한 시대를 살았던 창피한 시민이 되고 싶지는 않다.

ps. 그냥 여담.
이것도 시대정신 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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