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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 여행 준비와 일본 도착 [링크]

2편 - 아이노지마로 가는 길 [링크]

3편 - 바다 고양이들이 뛰도는 냥냥섬 아이노지마 [링크]

4편 - 쿠마모토의 돈까스 전문점, 돈카츠 카츠레츠테이 [링크]

5편 - 쿠마몬 사냥은 대실패로 끝나고... [링크]

6편 - 쿠마모토성과 노면전차 [링크]

7편 - 돈코츠 라멘의 원조 쿠마모토 코쿠테이 [링크]

8편 - 나가사키의 야경과 나가사키 짬뽕 [링크]

 

함도, 군함섬(軍艦島)이라고도 하는 하시마(端島) 이야기가 무한도전 '배달의 무도' 편을 통해 지상파를 탔습니다.

이번 나가사키 여행에서 군함도를 다녀온 차에, 무도에서 이번에는 무슨 멍멍이 소리를 하려나 싶어서 평소에는 절대 보지 않던 무도를 무려 본방으로 보게 되었는데...

아니나다를까, 틀린 내용 투성이에 국뽕 무리수만 잔뜩 들이키더군요.

그 이야기는 차차 하기로 하겠습니다.

이번에 나가사키로 갔던 것은 짬뽕(8편 [링크] 참조) 먹으려고 간 것은 물론 아니었고요, 군함도에 가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번 전편에서는 군함도 가는 법을 좀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군함도 투어는 나가사키 항에서 출발하게 됩니다. 항구의 풍경을 잠깐 볼까요.

 

나가사키 항 부근은 아주 깨끗하게 정돈이 되어 있어서 아침이면 조깅하는 사람이 꽤 많고 나들이 나온 노인들로 북적 북적 합니다. 저 멀리에 미쯔비시의 Dock이 보입니다.

 

일본 해안 경비대의 데지마호가 정박해 있군요.

 

가끔 북한 괴선박 블라 블라 하는 뉴스 영상 같은 걸 보면 일본 해안 경비대 소속의 흰색 배들을 볼 수 있죠.

 

웬 옛날 증기선 모양의 배가 하나 정박해 있습니다. 돛은 펴질 않았지만 흔히 볼 수 없는 모양이라 재미있네요.

 

배이름은 칸코마루, 라고 하는 듯 싶네요. 일본배는 관습적으로 이름 끝이 "~마루"로 끝납니다.

 

한적한 나가사키 항의 오전...

 

나가사키의 야경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몇 군데 있는데, 저 산 위에 있는 곳도 전망대 같네요(8편 참조).

 

미츠비시의 dock에서 거대한 탱커가 한창 건조 중입니다.

 

사진으로 보기에는 작아보이지만, 왼쪽의 미츠비시 마크 붙어있는 큰 건물과 비교해 보면 그 규모를 어림직작 할 수 있겠습니다.

 

13만8천톤급 LNG 탱커 MARS. 미츠이 그룹이 발주한 물건이라고 합니다. 미츠이 그룹은 휘하에 도시바, 후지필름, 도요타 등을 거느린 일본의 거대 재벌입니다. 도요타는 일본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를 달리고 있죠;

 

도색까지 거의 다 끝난 걸 보니 막바지 작업 중인 것 같네요.

 

저멀리 뒤로 보이는 다리는 메가미오바시(여신대교 女神大橋)라고 하는 다리로 규슈 최대의 다리라고 하는군요. 큰 배도 통과 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위에서 소개한 MARS 같은 탱커는 수십층 건물 높이 이상의 대형 선박입니다. 메가미오바시는 65M 높이로, 큰 배들도 충분히 드나들 수 있다고 합니다.

 

건조 중인 대형 여객선. 독일의 아이다 크루즈에서 발주한 것으로 아직 이름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2016년 진수 예정.

 

뭐랄까, 압도적인 규모라고 밖에는... 게다가 이건 2번함이라고. 1번함은 이미 상업 운행 중이라고 합니다. 저도 크루즈 여객선 타고 세계일주나 하고 싶네요.

 

자위함으로 추정되는 군함 한 척이 정박해 있는 것이 보입니다. 미츠비시야 뭐 2차 대전 전범 기업이기도 하고, 군수사업도 하고 있으니.


나가사키 일대의 독(dock)은 거의가 미츠비시 소유입니다.

 

나가사키에서 숙박했던 호텔은 일부러 나가사키 항구와 역에서 가까운 곳으로 잡았습니다. 숙소는 뭐니뭐니해도 교통이 편리해야죠.

 

마침 숙소 창 밖으로 군함도 유람선인 블랙 다이아몬드(Black Diamond)호가 보이네요. 군함도에 가기 위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꽤 많은 사람을 태울 수 있는 배 같습니다. 군함도 유람선을 운영하는 회사는 서너개 정도이며, 그 특징이 조금씩 다릅니다.


함도(군함섬, 端島 하시마)는 19세기 말부터 석탄을 캐던 섬입니다.

1810년 섬에서 석탄이 발견되고, 1890년 미쯔비시의 소유가 되어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됩니다.

사실 섬이라기 보다는 암초에 가까운 곳이었지만, 석탄 채굴을 위한 시설이 빼곡히 들어차고, 섬의 외곽을 따라 여러차례 매립도 이뤄졌습니다.

섬의 기괴한 모양이 제국주의 일본 해군의 거함인 도사(土佐)와 비슷하다고 하여 "군함도"라는 별명을 얻게 됩니다.

석탄 채굴에 열을 올리면서 섬의 인구는 한 때 5,300명을 돌파, 도쿄의 인구밀도 9배를 기록 하기도 했었지만,

일본의 에너지 정책이 석탄에서 석유로 옮겨가면서 생산량은 급감, 1974년 1월 폐광을 맞이하기에 이릅니다.

폐광 얼마 후 1974년 4월 20일에 섬에 남아있던 모든 사람들이 퇴거하면서 무인도가 되었습니다.

무인도가 된 이후 상륙금지 상태였고, 한동안 미츠비시의 소유인 채로 남아있었습니다.

지난 2001년 미츠비시가 지자체에 섬을 기증하여 현재는 나가사키 시가 섬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2009년에 이르러 일반인의 상륙이 가능해졌고, 지금은 서너개의 해운사를 통해 섬을 견학 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운임은 회사마다 다르며, 당연히 배나 투어 일정, 가이드 형태도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만, 나가사키 시에서 징수하는 하시마 섬 견학시설 이용료 300엔은 공통입니다.

 

하시마에 대한 정보 > 나가사키 시 공식 홈페이지 [링크]


이것은 군함도 투어 회사 중 하나인 "군함도 콩셰르주"쪽의 배입니다. "축 세계유산"이라고 크게 붙여 놓았군요.

 

나가사키에서 징수하는 하시마 견학시설 이용료는 300엔으로 어떤 회사를 이용하든지 공통입니다. 배삯은 회사마다 다르며 투어 내용 역시 약간씩 차이가 있습니다.


어 회사가 몇 개 있는데, 가격과 투어 내용이 조금씩 다릅니다.

어떤 걸 골라야 할지 좀 고민을 했는데, 사실 회사 고르는 고민은 큰 문제는 아닙니다.

 

1. 모든 해운사에 예약이 폭주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두어 달 전 부터 모두 만석 상태입니다.

취소건이 나는 걸 노려서 빈 자리를 찾아서 들어가지 않으면 예약이 어렵습니다.

홈페이지에서 예약 상황을 볼 수 있는 회사가 있는 경우도 있고, 직접 전화를 해야 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보통 투어 며칠 전 부터 취소가 나오고 현장 판매 용의 잔여 좌석을 남겨놓는 회사도 있는 모양이긴 합니다만, 무한도전의 서경덕 the 국뽕과 하하 마냥 현장에서 표를 사는 건 절대로 비추.

 

2. 그리고 또 하나의 통제 할 수 없는 변수가 있으니, 바로 날씨입니다.

표를 어떻게 예매를 했다고 쳐도, 파도가 조금이라도 높으면 하시마의 허접한 접안 시설 덕에 상륙불가...

배가 섬 근처만 몇 바귀 돌다 나옵니다.

무한도전의 하하 일행도 첫번째 시도에서 날씨 때문에 상륙은 못하고 주변에서 돌기만 했죠.

날씨가 나쁜 날은 당연히 취소도 많이 나오니 현장에서 쉽게 표를 살 수 있었던 겁니다.

날씨 좋은 날은 어림도 없는 일.

하하가 좀 멍청한 소리를 하는데, 해가 떠 있는 걸 보고 이렇게 날씨가 좋은데 섬에 왜 못 내리냐고 툴툴 거립니다.

해가 떠있냐 이런 게 문제가 아니고, 풍랑이 문제입니다.

파고가 조금이라도 높아지면 안전문제로 상륙 불가.

뭐 서경덕 the 국뽕이나 하하는 자기 돈으로 가는 게 아니니 아무래도 상관 없겠지만, 일반인이라면 환율도 갑자기 올라버려서 쓰라린 차에, 돈을 바다에 버리는 기분이 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물론, 섬에 상륙하지 않고 섬 주변만 돌더라도 환불이나 할인은 없습니다......

 

날씨가 문제가 아닙니다...;;; ⓒ 문화방송

 

군함도는 폐허 상태로 방치되어 있기 떄문에, 접안시설이 부실합니다. 파고가 실짝만 높아져도 정박 할 수 없습니다. ⓒ 문화방송

 

3. 어떤 회사로 갈 것인가...는 사실 큰 문제는 아닙니다.

중간 경유지나 소요시간, 요금에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어쨌든 군함섬 상륙은 모든 회사의 일정에 끼어있어서 어떤 회사를 고르던 군함도 상륙에는 문제가 없(파도가 잔잔하고 예약에 성공했다면, 이지만...)습니다.

다만...

일본어를 알아듣는 입장이다보니 어떤 회사로 갈지를 많이 고민했습니다.

분명히 가이드가 일본인들 입장에서 헛소리...를 신나게 떠들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아예 알아듣지 못한다면 상관이 없겠는데 말이죠.

어차피 일본어 못 알아듣는 분은 어느 회사를 골라도 마찬가지니 적당히 고르시길.

이런 고민 저런 고민 끝에 고른 곳이 "시맨상회(シーマン商会 시만쇼카이)"라는 회사였습니다.

 

군함도까지 투어를 운영하는 회사들의 목록 > 나가사키 공식 홈페이지 [링크]


나가사키 노면전철 녹색 노선, 오오우라칸도리역. 시맨상회 배를 탈 수 있는 선착장 바로 앞입니다.

 

주변이 한산하고, 깃발도 크게 써 붙여 놔서 멀리서도 눈에 띕니다.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왼쪽의 작은 배가 시맨상회의 배입니다. 메가미오바시가 저 뒤로 보이네요.

 

배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작은 배를 이용하기 때문에 장단점이 좀 있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다른 회사들의 배는 훨씬 큰 걸 보셨을겁니다. 배멀미 심한 분은 큰 배 타세요.

 

작은 배에 좌석이 몇 개 없고, 지정석이 아니라서 먼저 가서 앉는 사람이 임자... 명당은 선미 자리입니다. 탁 트여서 시원하고 전망도 좋습니다. 배 안은 비추.

 

요란한 소리를 내며 출항! 나가사키 항구를 지나면서 주변에 대한 설명을 해줍니다. 배 안에서는 잘 들리지만 밖에 있으니 엔진소리 때문에 잘 안들리네요... 가이드를 들어보려면 배 안에 자리잡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물론 일본어 히어링이 되야겠죠.

 

나가사키는 기독교가 꽤 일찍부터 들어와서, 신자들이 막부로부터 갖은 박해를 받았습니다. 지금도 나가사키 곳곳에는 교회들이 많은 편입니다만.... 한국에는 뭐 편의점보다 교회가 더 많을 지경이죠.

 

한국에서는 도처에 교회가 있고 길거리에서 전도하는 개독들이 넘쳐나지만 일본에서 기독교는 그리 흔한 종교가 아니라서 좀 이채로운 풍경입니다.

 

아무튼 이 교회는 나가사키 항구 나가면서 보이는, 무려 "신의섬 교회"라는 곳입니다. 일본에서 이렇게 대놓고 기독교 우상이 서 있는 건 보기 드문 광경.

 

한 10~20분 바다를 가로질렀을까... 저 멀리 군함섬(군칸지마 軍艦島)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조그마한 섬에 빽빽한 폐허가 차 있는 모습이 기괴하기 짝이 없습니다.


실 메일로 예약 할 수 있다거나 영어 페이지를 제공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시맨상회 빼고 다른 회사들은 모두 영어 페이지를 제공하므로, 일본어를 몰라도 어쨌든 예약은 할 수 있습니다(다이나나에비스마루;第七えびす丸는 배 단위 계약이기 때문에 투어가 아닌 배를 빌리는 개념입니다).

다른 회사들을 놔두고, 굳이 전화로 예약을 해야 하는 불편함을 무릅쓰면서까지 시맨상회를 고른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정도입니다.

 

1. 배가 작습니다.

위에서도 잠깐 설명을 했지만, 투어 운영하는 회사 들 중에서 시맨 상회 배가 가장 작습니다.

시맨상회의 배 사루쿠호(さるく号)는 45명이 정원인 아주 작은 배입니다.

다른 회사의 블랙 다이아몬드호나 콩세르쥬 쪽은 수십명이 아니고 백여명 단위로 탑승 할 수 있는 꽤 큰 여객선 급의 배지만 사루쿠호는 아무리 봐도 이거 작은 어선을 개조한 느낌....

장점은 섬에 상륙하는 인원이 적어지니 부대낄 일이 없다는 거죠.

사람 많은 거 딱 질색이고 더군다나 좁고 위험한 섬에 내리는 것이니 적은 인원으로 움직이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서 시맨상회를 골랐는데, 결과적으로 올바른 선택이었습니다.

다만 배가 작아서 좀 출렁 출렁 하는 편이라 배멀미라는 부작용이....

저는 선미에 자리 잡아서 배멀미는 안 했는데, 배 안에 앉은 사람들은 꽤 고생하더군요.

 

2. 가이드가 간섭이 적습니다.

사루쿠호에서 가이드를 하고 있는 사람은 무려 "군함도를 세계 문화 유산으로 만드는 모임(軍艦島を世界遺産にする会 공식홈페이지 [링크]) 회장이라고 하네요.

이건 무슨 흔한 열도의 수꼴....?!

극렬 우익이 아닐까 싶었는데, 우익은 아니고 나름 사연이 있더군요(자세한 것은 다음 편에).

화려한 언변(?)으로 온갖 감언이설을 늘어놓지 않을까 했는데 오히려 그 정반대.

일본 정부에 대해서 나름 비판적인 내용으로 가이드를 합니다.

또한 상륙 후 간섭이 크지 않다는 평이 많아 그 점을 높이 사서 시맨상회를 골랐습니다.

다른 회사는 여성 가이드들이 단체 관광 느낌으로 설명을 하는데 이 회사만 오야지(아저씨... 환갑이 넘은 양반이라 할아버지라고 해야 할까요)가 가이드를 한다니 신기한 것도 있었고....

#별게다신기하다

 

3. 오직 하시마만 방문하는 일정

어떤 해운사는 하시마가 아닌 중간에 다른 섬을 경유한다든지, 군함도를 주변을 돌지 않고 곧장 하시마에 상륙한다든지 합니다.

모든 해운사 투어가 하시마에 들르기는 하기 때문에, 어쨌든 군함도 상륙 자체는 모든 회사에서 동일하게 진행합니다.

시맨상회는 상륙 전에 섬을 두 차례 정도(정방향 - 반대방향) 주유하며, 오직 군함섬에만 상륙한다는 집중적인 투어 내용이라, 다른 회사에 비해서 섬의 모습을 좀 더 잘 볼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습니다.

옳은 선택이었던 것 같네요.

다만 한국어를 능숙하게 할 수 있는 직원은 없는 것 같고, 저는 일본어가 통해서 일어로 전화 예약을 했습니다.

일어를 모르는 분들은 영어를 동원하든지 해서 전화예약(십중팔구는 국제전화를 해야 하겠죠)을 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직원들이 영어는 약간 하는 것 같습니다.

다른 해운사들은 메일로도 예약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그리고 노쇼(no-show; 예약 해 놓고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것)에 위약금을 물리는데, 사실 뭐 이 부분은 한국까지 와서 돈을 받아갈 재주는 있을 것 같지 않으니 상관이야 없겠습니다만, 문명인이라면 못갈 것 같을 때는 반드시 사전에 취소를 해야 하겠죠.

 

다음 중편[링크]에서 군함도(하시마)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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