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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 IV 오픈베타 短評

망한 프렌차이즈, 디아블로

디아블로 프렌차이즈는 3편으로 끝장이 났습니다.
디아블로 1, 2의 정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머저리들이 괴이한 게임을 만들어 버린 겁니다.
설정과 세계관을 무슨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쿼터뷰 버전 같은 어설프기 짝이 없는 꼴로 망쳐놨죠.
게임 자체도 수면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재미가 없었고, 후에 디렉터가 바뀌면서 다시 살려보려고 노력을 하긴 했지만 기획 부터가 잘못 되어 있었기 때문에 되살아나기에는 역부족.
그 망한 게임 에셋을 가지고 평범한 모바일 가챠 게임, 디아블로 이모탈을 만들었으니, 이게 또 당연히 잘 될 리가 없었고…
디아블로 이모탈로 디아블로 프렌차이즈는 사실상 종말을 맞이했다고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1과 2에서 보여줬던 음울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는 내다 버린지 오래에, 이모탈 나온 꼬라지를 보면서도 IV를 기대 한다면 그게 바보 멍청이지…

…그래도 1부터 디아블로를 즐겨 온 입장에서 미운 정이라는 게 있어서, 디4 오픈 베타를 한다기에 좀 돌려봤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재미 없는 건 아니지만, 딱히 구매 할 것 같지는 않네요.
전반적인 시스템은 약간 다듬은 디아블로 3(+디아블로 이모탈)에, 흔하디 흔한 모바일 MMORPG스러운 오픈 월드 필드를 붙여 놓은 모양새입니다.
던전 탐험은 3(이모탈)과 흡사해서, 그래픽은 나아졌지만 새로운 맛이라고는 전혀 없습니다.
디아블로 2 레저렉션은 즐거운 마음(?)으로 구매 했지만 디4는 패스 할 것 같습니다.


PC 사양은 대충 아래와 같습니다.

– Intel 13900K(아주 살짝만 오버클럭, 사실상 순정 상태).
– nVidia RTX 3090Ti(오버클럭 없는 순정상태).
– DDR5 6533(Teamgroup XMP 6000 짜리를 전압만 살짝 더 주고 오버클럭).
– 모니터는 QHD(1440p, 2560*1440), 165Hz with G-SYNC(“호환” 아님).

보드가 [기가바이트 Z790 Aorus Elite]인데, 보드 문제인지 CPU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버클럭이 영 안 먹어서 CPU는 사실상 오버클럭 안 들어간 순정 상태입니다.
게임 설정에서 FPS 상한을 지정 할 수 있는데, 모니터가 165Hz 짜리라 165로 고정하고 수직동기화 On.
DLSS 품질, 모든 옵션 최고 상태로 120 FPS 이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합니다.
아래 스크린샷들 오른쪽 상단의 녹색 글자가 FPS이므로 참고 하시면 되겠습니다.
FHD에서는 GTX 1060으로도 옵션 조절만 적당히 하면 60 FPS 이상 잘 돌아 가지 않을까 싶네요.

모든 스크린샷은 클릭해서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이 밑으로는 약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게임에 대한 사전 정보를 피하려는 분은 읽지 마십시오.

캐릭터 외관을 커스텀 할 수 있습니다.

시리즈 최초로 캐릭터 얼굴과 같은 외형을 바꿀 수 있습니다.
어차피 나중에 가면 우스꽝스러운 갑옷과 무기를 차고들 다닐테니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없는 것 보다야 낫겠죠.
아트 품질이나 그래픽 자체는 3편보다는 낫습니다.
캐릭터 선택 화면도 다분히 디아블로 2를 계승했고, 다크 판타지 느낌을 내려고 노력한 건 잘 알겠네요.

외관은 게임 시작 후에도 자유롭게 바꿀 수 있습니다. 나름대로 여러가지 옵션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뭐 나중에는 다 이상한 갑옷으로 치장하고 다닐테니 큰 의미는 없다고 보는 편이…
디아블로 3에서는 돈 받고 팔았던(호구라서 샀습니다) 네크로멘서를 처음부터 고를 수 있습니다. 레벨 1부터 해골을 네 마리나 달고 다닐 수 있어서 마음에 듭니다. 노멀에서는 꽤 잘 싸우긴 하는데, 보스전에서는 툭툭 죽어나가는 걸 보니 난이도가 높아지면 별 도움이 안 될 것 같습니다.
디아블로 3가 이를테면 “나홀로 집에” 수준이었다면, 디4는 “텍사스 전기톱 살인마” 정도는 됩니다. 고어 수준은 비슷하지만 분위기가 암울 해져서 한층 더 잔인하게 느껴집니다.
갑분심즈.
스토리를 진행 하면서 컷신이 자주 나오는데, 별도의 시네마틱이 아닌 게임 엔진을 활용한 실시간 렌더링입니다. 연출은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디아블로 2에서 처음 등장 했던 웨이포인트 시스템은 그대로 나옵니다.
스킬은 많지만 스킬 포인트는 너무나 모자랍니다. 만렙이 50(오픈 베타에서는 상한 25)이며 일부 보상으로 스킬 포인트를 얻을 수 있으나, 결국 60개 전후가 될 것 같습니다. 3편에서처럼 쓸 수 있는 스킬도 6개(숫자키 1~4+마우스 오른쪽, 왼쪽)로 제한되므로 3편과 마찬가지로 아주 답답한 플레이가 예상됩니다. 콘솔이나 모바일 버전을 의식한 기획… 망했어요 소리가 아니 나올 수 없네요.
그래픽은 좋아졌지만 여전히 3편(그리고 이모탈)과 비슷해보인다는 느낌.
얼음 바닥도 그렇고 모델링은 세밀해졌지만 언듯 봐서는 3편(이모탈)이라고 해도 믿을 듯.
시스템도 3편(이모탈)에서 많이 가져왔습니다. 열쇠로 상자 따기, 제한시간 내에 목표 달성 이벤트 등등.
빙빙 도는 레이저… 이것도 3편(이모탈)에 있던 거죠.
주인공 캐릭터는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릴리스”라는 생추어리의 창조주와 기억을 공유하게 됩니다. …스토리에는 사실 전혀 기대가 없습니다. 3편에서 이미 데커드 케인을 죽여버렸고, 뜬금없는 최강 종족 네팔렘 등장, 검은 영혼석 등등 설정이 처참하게 박살이 났기 때문에… 그 새로운 설정들을 잘 만들면 상관 없는데 유치하기 짝이 없는 WoW 확장팩 느낌이었습니다. 이제 디4는 디아블로 시리즈라기 보다는 그냥 디4라는 독립적인 세계관이라고 보는 게 옳겠습니다.
스타 크래프트 2의 캐리건이 디아블로 세계를 정복 하러 왔습니다. 😒☹️ 생추어리의 창조주가 겨우 인간 셋(한 삼만 명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의 피로 강림 한다거나, 강림해서 한다는 일이 어디 처박혀 있는지도 모를 시골 마을 교회를 턴다거나 하는 핍진성 없어 보이는 설정들에 한숨만 푹푹 나옵니다.
WoW의 쿼터뷰 버전이 된 디아블로. 오픈월드 MMORPG 요소가 들어가면서 거대 필드 보스가 등장 합니다. 세계관과 맞지도 않는 뜬금없는 등장도 그렇지만, 거대 보스 퇴치가 재미가 있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보스 모델링은 훌륭하고 나름 다양한 패턴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이 게임은 몬스터 헌터가 아니기 때문에… 박진감이랄까 그런 건 전혀 없습니다.
공격 패턴이 광역이기 때문에 회피기로 피한다거나 하는 컨트롤이 필요하기는 합니다만 글쎄요… 이게 무슨 의미인지.
시간 제한도 있다보니, 혼자서는 못 죽입니다. 어쨌든 이기면 여러가지를 떨굽니다.
WoW 처럼 시간 맞춰서 레이드 뛰는 느낌으로 접근 할 수도 있겠지만, 세계관에도 어울리지 않고 쿼터뷰로 구현 할 수 있는 거대보스라는 게 결국 뻔할 뻔자라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개선의 여지가 있어보이지는 않습니다.
오픈 베타라서 드랍률을 일부러 올려 놓았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조금만 돌아다니면 풀 전설로 도배 가능…
창고와 워드로브 시스템은 3편을 계승. 골드를 모아 추가 슬롯을 개방 해야 합니다. 이곳 저곳에 골드를 써야 하는데, 이건 좋은 기획 방향입니다.
고양이가 나옵니다. 이건 좋네요. DLSS를 켜 놓으면 디테일이 좀 뭉개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플레이 중에 GPU가 터졌다는 괴담이 돌고 있으니, 부하를 덜기 위해 DLSS를 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뭐 디4도 많이 팔리기야 하겠지만, 저는 당장 구입 하지는 않을 것 같네요.
아예 영원히 패스 할 수도…

3편(이모탈)과 게임성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 치명적입니다.
스킬을 여섯 개만 골라서 쓸 수 있게 한 것은 콘솔 버전과의 크로스 플레이를 목표로 개발 하고 있다고 밝힌 이상 개선되지 않을 것이 뻔하고, 결국 만렙 이후 플레이가 굉장히 지루해지는 원인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럴거면 3편 처럼 그냥 개방 된 스킬 중에서 선택 할 수 있게 만들지, 찍어 놓은 스킬을 초기화하려면 골드가 필요하게 만들어 놨습니다.
시리즈 대대로 골드는 쓸모가 거의 없는 잉여 자원이었는데(2에서는 갬블이라도 있었지), 사용처를 이곳 저곳 늘린 것은 좋은 의도입니다.
다만 스킬 빌드를 다양화 하겠다면서 스킬 리셋에 골드를 걸어놓은 것은 이해가 어려운 부분입니다.

오픈베타에서는 느끼기 어렵지만, 정식 출시 후 밸런스 문제도 예상됩니다.
지금이야 원거리 캐릭터들이 초반에는 편한데, 레벨 25 정도까지만 봐도 레벨업 하면서 약해지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출시 이후 50레벨 만렙이 개방되면, 바바리안이 전설급 무기 여러 개 들고나디면서 전장을 휩쓸고 다닐 것 같습니다.

또한 오픈 월드 MMORPG 컨셉은 디아블로라기 보다는 WoW스럽고, 탐험과 수집요소가 나쁘지는 않지만 그게 끝난 후에는? 이라는 물음표가 남습니다.
출시 초기 몇 달 동안은 피크 타임에는 서버 접속 자체가 어려울 것이 뻔하고, 가격이 비싼거야 그렇다치지만 시즌 패스를 돈 받고 팔 것으로 예상되는 문제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시리즈를 오랫동안 즐겨온 게이머 입장에서는 마음에 안 드는 요소들이 더 많네요.
뭐 출시 이후 어떻게 변할지는 아직 또 모르는 일이니, 일단은 구입하지 않고 관망 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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