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 Drink, Travel

가배관 적연와 / 珈琲舘 赤煉瓦

珈琲舘 赤煉瓦(가배관 적연와), 우리 말로 하면 적벽돌 커피집 정도 되겠습니다.
珈琲는 coffee를 음차한 것으로, 일본 사람들은 저렇게 쓰고 コーヒー(코히)라고 읽습니다.
요미가나를 늘어놓아보자면, コーヒーかん あかれんが(코히칸 아카렌가).

여행 일정 마지막 날 비가 추적 추적 내리는 바람에 밥을 먹기는 좀 뭐하고 뭔가 차라도 마실까 해서 둘러보다가 들어가게 된 카페… 라기보다는 다방입니다.
카페와 다방의 기준이 무엇인가? 라고 묻는다면 한남충 개저씨는 아이폰을 쓰지 않는다는 것과 비슷하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딘가 좀 🤔???개저틱하면 다방이고 아니면 뭐 카페인거죠.
아기자기한 외관에 이끌려 방심하고 입장 했다 정말 말 그대로 큰 코 다쳤던 다방이었습니다.
안에 들어서니 그야말로 昭和(쇼와) 시대 그대로 시간이 멈춰버린듯한 어마무시한 광경이 펼쳐졌으니…


밖에서 보면, 가게 이름마냥 귀여운 적벽돌 카페처럼 보입니다.
입구 옆으로 무슨 수제 가방 판다고 써 붙인 것도 있어서 의심많은 관광객의 의심을 분산 시키고 있습니다만…
문 열고 들어가면 이런 광경이. 쇼와 시대로 타임 슬립.
입구 계단에 이끼 끼어 있는 걸 보고 알아챘어야 했는데…
네모난 테이블에 의자 네 개. 이건 누가봐도…
다행히 이 날 마작 치는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가게 곳곳에 흩어져 있는 인테리어 소품들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설탕 그릇도 쇼와 쇼와…
이런 거 이제 어디서 구하고 싶어도 못 구할 듯 싶네요.
가게와 함께 나이를 먹은 듯.
너무 빨간 거 아닌가 싶은 홍차.
찻잔 역시 쇼와 시대 TV 드라마에서 그대로 꺼내 온 것 같은 물건이 나옵니다.
..테이블도 예사롭지가 않아요.
다만 실내 흡연 할 수 있는 가게라서 담배 냄새가 쩝니다.
오래 앉아 있을 수가 없어…
코스터 역시 아무 물건이나 내놓지 않는군요.
남극에서도 적도에서도 겨울에도 여름에도
커피는 무조건 냉커피.
신념이자 철학이고 고집입니다.
밖에 비가 오는 관계로 컵이 흥건해졌습니다.

와 이 무슨…
방심하고 들어갔다가 다방 분위기에 제대로 압도 당하고 말았습니다.
쇼와 시대에서 시간이 멈춘 듯한 비주얼과 함께, 담배냄새가 쩔어서 아 여기는 다방이구나-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서빙 하고 계시던 초로의 여성 사장님 왈, 한 30년 영업 한 것 같다고 하시는 걸 보면 업력이 굉장한 모양입니다.
손님들이 없는 타이밍을 골라 촬영 했기 때문에 사진에는 사람이 안 보이지만, 손님이 꽤 듭니다.
비가 오는 날인데도 단골인듯 나이 지긋한 일남 개저들이 수없이 드나드는군요.
담배 냄새 싫어해서 오래 앉아있을 수는 없었고, 후루룩 마시고 적당히 일어났습니다.

한국의 80년대는 야만의 시대였지만, 쇼와는 일본의 최전성기라는 말 그대로 노스텔지어.
역사적 원한이 깊은 한국인 입장에서 온전히 즐길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부러운 건 사실입니다.
해방 후 한국이라는 나라에는 저런 시절이 없었으니까요.
珈琲舘 赤煉瓦(가배관 적연와), 어설프게 흉내낸 가짜 레트로나 키치가 아니라, 그 때를 살았던 사람들의 “찐” 쇼와 바이브가 느껴지는 가게였습니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