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있었던 월드 IT 쇼 2009 행사.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습니다. 당시 여름이기도 했고 사람들이 엄청 많아서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지금 다시 보니 (다른 의미로) 재미있는 기계들도 꽤 많았네요.
사진이 굉장히 많습니다.
2009년 6월 19일 금요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던 WORLD IT SHOW 2009.그야말로 인산인해.관람객들이 많아 등록부터 입장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SK 텔레콤에서 선 보였던 AR(Augmented Reality; 증강 현실). 랩탑 PC와 캠코더를 연결하여 그 결과물이 뒷편 큰 TV로 나오고 있습니다. 당대의 최신 기술이었으나, 요즘은 스마트폰 하나가 다 해결 해 줍니다. AR 자체가 큰 매력은 없는 기술이라 요즘은 거의 쓰이지 않고 있죠. 제일 큰 성공작(?)은 포켓몬 GO 정도…?SK 텔레콤 부스에 있던 WiBro. 저도 한 때 잘 썼던 기술이지만, 2018년 서비스가 중지 됐습니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테더링을 하면 됩니다. 2007년에 와이브로 서비스가 시작 됐으니, 약 10년 정도 밖에 가지 못한 셈입니다.SK 텔레콤 부스의 MLBS(Mobile Live Broadcasting System). 카메라와 전용 장비를 연결 해 라이브 방송을 송출 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틱톡이나 유튜브 라이브가 넘쳐나는 2023년 시점에서 다시 보니 재미있네요. 카메라는 올림푸스의 미러리스 PEN E-P1. 올림푸스는 2020년 카메라 사업에서 손을 뗐습니다.경품을 주는 이벤트도 벌어졌습니다. 멀더가 좋아 할 것 같이 생긴 분장… 익살스럽습니다.일군의 찰칵충들. 어르신 한 분이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고 계시군요.사진 찍는 것 자체를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이런 행사 자체는 사람들이 사진 찍어가서 홍보 되라고 여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다만……?…???……????? 참 보기 흉합니다. 긴 말 적지 않겠습니다.여주 시립 폰 박물관도 부스를 차렸습니다.지금 기준으로는 무전기에 가까운 형태와 크기를 자랑하는 고대 유물들…모토로라 DynaTAC 4500. 다이나택 시리즈는 1983년부터 1994년까지 판매 됐던 고대 유물입니다. 당시 출시 가격은 3,995$. 요즘 물가로 치면 천만원 이상의 고가품이었습니다. 한국에서도 몇 대 수입이 됐었는지, 어릴 적 강남구 삼성동에서 까맣게 큰 차 안에 설치되어 있던 걸 실제 본 적이 있었습니다.SK 텔레콤의 전신인 한국이동통신이 1984년부터 휴대전화 서비스를 시작 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극소수 사용자가 있었습니다. 들고 다니면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고, 카폰 용도. 비싼 가격도 가격이었지만 통신망 문제로 제대로 된 작동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고 합니다.모토로라 2900N. 크기가 극적으로 작아졌습니다(만 여전히 크네요).Motorola MiniTAC 3000. 이제 잘 하면 들고 나닐 수도 있을 정도의 크기가 됐습니다.모토로라의 히트작 스타택의 전신, MicroTAC 950A. 이때부터 겨우 “휴대폰”이라고 부를 정도의 크기가 됐습니다.맨 오른쪽에 공전의 히트작 스타택이 보입니다. 스타택은 그 디자인이 지금 기준으로도 꽤 괜찮습니다.1984년 한국이동통신에서 휴대전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최초로 사용 했던 기종인 Motorola DynaTAC 8000S. 당시에는 가정용 무선 전화기도 저 정도 크기였기 때문에 대단한 혁신이었습니다.다이나택과 삼성 Anycall 폴더폰의 크기 비교… 기술 발전이 대단하긴 합니다.삼성 SH-100. 국산 최초 휴대폰입니다. 1989년 발매.휴대폰으로 치면 SH-100이 최초이지만, 그 이전에 나왔던 삼성 SC2000. SC1000의 후속작. 카폰입니다. SC2000은 1988년 발매.애니콜 시리즈와 LGIC(LG정보통신, 1999년 LG전자로 흡수) Freeway. 이 시기의 애니콜이 그 전설 속의 “애니콜 화형식” 즈음의 제품들입니다.1995년 구미 공장에서 이건희의 지시로 애꿎은 제품들을 때려부수고 불 붙이던 장면. 한국이 이리도 미개 했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핳핳”삼성 HAPTIC2. 김연아가 광고를 했었죠.애플은 아이폰을 만들고 있을 때, 삼성에서는 옻놀이나 촛불 불어 끄기 같은 앱을 선보이며 김연어가 “신기하죠?!”를 외쳤습니다.삼성 YEPP YP-Q2CW. 보다 쉬운 표현으로, 아이팟 짭.8GB라는 당시로서는 대단한 용량. 화면도 달려서 비디오 플레이까지 가능. 아이팟 짝퉁이긴 했지만, 품질은 괜찮았습니다. 쓸데없이 비싸서 문제였지. 다만 나중에 갤럭시까지 이어지는 저 은테 두른 디자인, 촌스럽기 짝이 없네요.전용 충전독도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크레이들이라고 호칭.삼성 MBP200, 2009년에 무려 모바일 빔 프로젝터라는 개념을 들고나온 제품. 측면 프로젝터를 통해 50인치 화면을 구현 할 수 있었고, 지상파 DMB 수신 기능도 갖췄습니다.측면의 동그란 구멍이 프로젝션용 렌즈입니다. 다만 이 정도 크기에서 나올 수 있는 성능이라는 것이 뻔해서 카달로그 스펙은 8안시루멘 정도. 1안시를 보통 촛불 한 개 정도의 밝기라고 이야기하는데, 8안시라면 정말 캄캄한 곳에서나 쓸 수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삼성 노트북도 꽤 많이 전시 되어 있었습니다. N310.둥그런 디자인이 특징. 당시 유행 했던 10.1인치 스크린. 소위 넷북이라고 했었죠. 주로 인텔 Atom CPU가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 성능이 처참 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인터넷 서핑이나 문서 작성 정도만 할 수 있었고, 가격이 딱히 저렴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유행이 오래가지는 못했습니다.파랑색 N310. 사실 색상은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니란 것을 애플이 맥북 에어로 증명 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저 이쁘지도 않은 회사 이름 “SAMSUNG”은 최근 나오는 갤럭시북 뚜껑에도 처박혀 있습니다…전원 버튼이 Delete 버튼 바로 위에 위치. 실수로 잘못 누르면 컴퓨터가 꺼져 버리는 불상사가 일어 날 수 있는 멍청하고 게으른 설계. 물론 윈도우 설정에서 전원 버튼을 끌 수 있기는 합니다만.NC20. 12.1인치로 크기가 조금 더 큽니다. Intel Atom 대신 VIA Nano CPU가 들어갔습니다. 비아 나노는 아톰과 비슷한 성능이었습니다.12.1인치 쯤 되어야 그나마 쓸만해집니다. 하지만 한계가 명확해서, 넷북으로 생산성 있는 작업 하기는 참 어려웠습니다. 그러고보니 요즘은 아이패드도 12인치 짜리가 나오죠.10.2인치 NC10. 제조사 주장으로는, 넷북이 아니라 “미니 노트북”이라고 합니다. 성능이 조금 더 높은 편이었습니다.인텔 아톰 CPU라서 성능차는 도토리 키재기. 다만 파워 버튼이 측면으로 갔기 때문에 N310 보다는 약간 낫네요.엔터테인먼트 강화형이라는 N120.디스플레이 양쪽으로 제법 큰 스테레오 스피커가 붙어있습니다. 넷북에는 좀 과하다 싶은 SRS 3D 사운드를 지원 했는데, 그래봤자 결국 넷북이기 때문에… “작고 가볍고 저렴”한 것이 넷북의 미덕인데 이걸 죄다 거부한 넷북계의 이단아.N120 검정색 버전. CPU는 여전히 인텔 아톰.원시적인 3D 스캐너. 광원이 따로 달려 있고, 작은 물체만 스캔 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 나오는 3D 스캐너들은 웹캠 정도로 작은 크기에 성능도 대단합니다. 다만 일반인들에게는 불필요한 물건.가상 사격장. 군에 팔려고 했던 것 같기는 한데, 아무래도 민수용으로는 버추어 캅을 이기기는 힘들었을테니까요. 🤪태고의 달인을 베낀듯한, “Kungdda”.쿵따…리 샤바라… 빠빠빠빠… 중국이 뭐든 베낀다고들 말이 많지만, 사실 한국도 만만치 않아요.골프존 부스. 당시에는 있는 줄도 몰랐던 중소기업이었는데 지금은 스크린 골프 업계 1위. 2009년에는 굉장히 조악 했습니다…만 한국인들이 이렇게나 골프를 좋아 했을 줄이야. 최근에는 골프존의 아성을 카카오가 위협하고 있습니다. 2017년 “지스윙”이라는 업체를 합병한 카카오VX가 지점을 공격적으로 늘려나가고 있거든요.만년 2등, 삼성 따라쟁이 같은 안 좋은 별명만 가지고 있던 헬쥐. 휴대폰을 포기하고 디스플레이와 배터리에 집중하면서(…라기 보다는 삼성 반도체가 망하면서), 2023년 1분기 영업익에서 삼성을 14년 만에 앞섰습니다. 언제까지 1등일지는 지켜봐야겠지만요. 2009년 당시 헬쥐 모니터.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 했는데, 사실 예나 지금이나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은 큰 의미 없는 짓입니다.차세대 먹거리다 뭐다 하면서 난리였던 3D 모니터. 물론 쫄-딱 망했습니다. 전용 3D 안경이 필요하다는 불편함(맨눈으로 볼 수 있는 기술도 있지만, 안경을 쓰는 것 보다도 단점이 더 많습니다)은 둘째치고, 3D로 즐길만한 콘텐츠가 많지 않았죠. 최근에는 3D 모니터의 후계자로 VR이라는 것이 망할 준비를 하고 있다죠.노트북용 모니터 제품. 최근에 USB-C로 연결 할 수 있는 휴대용 모니터들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약간 시대를 앞선 거 아닌가? 싶지만 이건 휴대용은 아니었으므로 그저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제품. LG 모니터는 최근에는 ‘울트라기어’라는 브랜드로 나오고 있습니다.LG 아레나폰. 국내 시판 버전은 해외용 제품에서 3.5mm 이어폰 잭과 Wi-Fi 기능을 제거한, 반쪽 짜리 피처폰이었습니다. 만약 아이폰이 안 들어왔다면, 한국인들은 지금까지도 Wi-Fi 없는 피처폰을 쓰고 있었을겁니다.틀린 그림 찾기 같은… 무쓸모한 게임 앱이라든지가 들어있었습니다.돌비 사운드 모바일, 슈나이더 인증 렌즈등 꽤나 호화로운 사양이었습니다만, 그래봤자 피처폰. 헬쥐를 양아치라고 부르는 이유가 딴 게 아니죠.저렴한 가격과 아기자기한 디자인으로 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롤리팝 1세대. 2009년 3월에 출시한, 당시 기준 따근따근한 신제품. 지금봐도 디자인이 나쁘지 않습니다. 롤리팝 2, 롤리팝 T로 리뉴얼되며 장수했습니다. 톤플러스와 함께 헬쥐 제품 중 가장 잘 나갔던 제품 아닐지.헬쥐 희대의 삽질 중 하나, 프라다 폰. 지금 이 사진의 프라다폰 2는 출시가 179만원, 당시 한국 시장에 100만원 넘는 핸드폰은 없었습니다. 지금도 179만원이면 대단히 높은 가격이죠. 미국에서 애플이 아이폰을 99.99$에 팔고 있을 때 한국 굴지의 대기업들은 이런 짓이나 하고 있었습니다.디자인은 썩 나쁘지 않았지만 성능이 처참 했습니다. 당시 이동통신사들과 대기업들의 담합으로 인해 Wi-Fi가 빠져 있었던 것은 물론, 블루투스 대신 적외선 통신이라는 시대착오적 기능이 들어간, 그야말로 이쁜 쓰레기.쿼티 키패드가 달려 있었습니다. 이거 실제로 써보면 굉장히 편리합니다. 몇 안 되는 장점. 다만 이후 블랙베리(…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던 특허 사냥꾼 기업)가 특허권을 주장하며 쿼티 비슷한 하드웨어 버튼이 달려있으면 마구 고소를 남발해서, 로스트 테크놀로지가 되고 말았습니다…프라다폰 2와 같이 제공됐던 “링크”. 요즘 스마트 워치와 비슷한 물건이었습니다. 애플 워치보다 무려 5년 정도를 앞선 것.프라다폰 2의 링크만 따로 떼어서 만든 듯 한 “와치폰”. 디자인도 무난히 괜찮은 편입니다. 애플 워치 대신 LG 와치폰이 세계를 점령한 평행 우주가 어딘가에는 있을지도 모릅니다.헬쥐가 삽질을 정말 많이 했는데, 이것은 “크리스탈폰”이라고 팔았던 물건입니다. 세계최초의 투명 키패드 장착. 이때 당시는 출시전이라서 실물이 아닌 mock-up.투명한 키패드가 이쁘기는 합니다. 웹 브라우저에서는 터치 패드 식으로 작동. 다만 스마트폰이라는 해일이 몰려올 때 국내 대기업들은 이런식으로 조개나 줍고 있었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LG전자 X120. Intel Atom CPU를 사용한 10.1인치 넷북 제품. MSI에 제조를 맡긴 OEM. 직접 제조한 것도 아닌 OEM을 꽤 비싸게 팔았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헬쥐의 양아치짓… 기도 안 찹니다.LG Xnote 브랜드는 2014년까지 꽤 길게 이어졌습니다. 현재는 그램으로 바뀌었죠. 이것은 X120 검은 색 버전. 삼성 제품보다 로고가 좀 작기는 하지만 촌스럽긴 매한가지. 넷북 주제에 D-Sub 단자까지 갖춰서 나름 확장성이 좋았습니다.하양 버전. 인텔 아톰 성능이 성능인지라, 타사의 넷북과 비슷했습니다. 비싸고 예쁜 쓰레기라는 의미죠.오른쪽 위 Delete 버튼 위에 파워 스위치를 붙여 놓은 게으르고 멍청한 디자인이 여기에도…
아이폰이 한국에 들어오기 전, 피처폰이 세상을 지배하던 Dark Age… 2009년 당시 피처폰들은 Wi-Fi 기능을 고의로 제거하고, DMB 수신 같은 것들을 대단한 장점인양 광고 했습니다. KT가 아이폰3s를 수입하면서, 한국인들은 그제서야 스마트폰이라는 물건 맛을 볼 수 있었습니다. 겨우 14년 전인데 되돌아보니 참 엄청났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