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 현지 요리를 맛 보는 것은 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왜 일본까지 가서 중화 요리를…? 라는 의문이 들죠.
굳이 핑계를 붙여보자면 중국 본토 정통 요리랑, 일본식 중화 요리랑, 한국식 중화 요리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큰 범주에서 뭉뚱그려서 중국집, 중화요리라고는 하지만, 한국의 “중국집”에서 나오는 “짜장면” 같은 경우 한국에서 생긴 한국 음식이죠.
일본 중국집도 나름의 스타일이 있어서 일본식 중화 요리를 팔기 때문에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일단 당연히도 일본 중국집에는 한국 음식 짜장면은 없…지는 않고 한국 식문화가 많이 전파되어 요즘은 파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
간판이나 메뉴판, 인테리어까지 한국식으로 꾸민 한류 식당도 많이 생겼다는대…
…이거야말로 왜 굳이?🤔라는 생각이 좀 듭니다.
이번 포스트에서 소개 할 가게는 마츠야마에 있는 중화 요리점, 양산박(梁山泊; リョウザンパク; 료잔파쿠)입니다.
가게 이름만 보면 베이징 비키니 차림의 밤송이 수염난 장정들이 앉아있을 법 하지만,
실제로는 그냥 평범한 (일본식) 중화 요리 가게입니다.

밥 먹을 곳을 찾아보다가 마주친 가게, 양산박.
“맛있는 가게”라는 빨간 간판이 강렬합니다.

사실 주변에 문 연 식당이 많지가 않아 어쩔 수 없이 입장하게 됐습니다.

2층 까지 올라가는 건 또 귀찮아서 그냥 1층에서 식사하기로.

낡은 집기들에서 세월이 느껴지네요.

양산박은 수호전(수호지)에서 등장하는 108 호걸이 모인 산채를 뜻합니다.

다만 ‘中國; 주고쿠’라고 하면 일본 혼슈 서남부를 말하기도 합니다.


일본에서 “정식”이라고 하면 보통 밥과(때때로 미소시루 따위의 국물까지) 포함되어 있는 메뉴를 뜻합니다.
마파두부 스파게티라는 정체불명의 일본식 음식… 일본식 마파두부라서 맵지 않습니다.

이 가게에서는 햄 에그라고 부르는 모양인데, 흰자 중간 중간 빨간 점이 햄입니다.

여기에 소스를 입혀 볶으면 탕수육이 되겠죠.

매일 바뀌는 메뉴인 듯 합니다. 도시락 통에 나오는군요.


한국인들이 라면에 밥 말아먹는 것과 비슷하게,
밥이 있는데 거기 다시 탄수화물 스파게티가 제공되는 탠덤 탄수화물…





일본 중국집들은 중국 본토 방식으로 녹말을 밑에 뿌려서 밑부분만 바삭하게 만듭니다.
맛은 평범.
가게 내부 조명이 거의 없다시피하고, 접사 튜브를 붙여 찍다보니 조리개를 조이지 못해 사진이 엉망진창이 됐네요.
무척 오래된 가게입니다.
2019년 방문 했을 당시 사진들입니다만, 2023년 현재도 일부 메뉴 가격인상 이외에는 크게 달라진 점은 없는 것 같습니다.
월요일은 휴무, 오전 11시부터 문을 열고, 가까운 거리는 배달도 된다고 합니다.
맛이나 품질은 평범합니다.
일본식으로 현지화된 평범한 중화 요리 가게.
일본의 여느 가게마냥 친절한 접객과 노포 특유의 분위기가 있으니 취향 맞는 분들에게는 권할 만 합니다.
약간 오래된 가게라서 그런지, 한국에서는 “다찌”라고 부르기도 하는(정작 일본에서는 쓰지 않는 한국식 일본어) 카운터 자리 빼고는 의자가 없습니다.
카운터 빼고는 좌식 자리만 있으니 신발을 벗어야 합니다.
오래된 가게라서 아무래도 깔끔하지는 않습니다.